교생선생님이 울고있던 이유

추억이된 2016년 교무수첩

by 날아라후니쌤

교무수첩에 남은 모든 일을 기록할 수는 없어 기억에 남는 몇 가지만 소개합니다.

Intro


담임교사를 하게되면 남는 제자가 생긴다. 담임을 맡았던 학생들이 가끔 찾아오기도 하고, 여의치 않는 상황이면 전화연락이나 SNS로 연락을 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담임과의 기억이 많이 남을 테니 말이다.

2016.3.1. 특성화고인 00 고등학교 발령을 받았을 때의 일이다. 모든 교사들이 담임교사를 거부한 반의 담임을 맡았다.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싶은 학생들로 구성된 반이다. 19명의 학생 중 지역짱 학생 1명, 학교폭력으로 전학 온 옆 지역 여학생 짱 1명, 작년에 무언가 사고를 쳐서 1년 쉬다가 복학한 작년 지역짱 1명, 이러한 친구들이 구성한 그룹에 속한 학생들이 한 5명 정도 되었다. 게다가 온몸에 문신과 부분 문신이 있는 학생이 5명 정도 되는 반이다.



1. 여자 교생 선생님이 울고 있었다.


2016년 5월쯤의 일이다. 수업을 하고 있던 중인데 갑자기 학생부에서 호출이 온다. 우리 반 아이가 사고를 쳤으니 급하게 오란다. 수업 중인 학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학생부로 달려가서 학생들을 데리고 오면서 상황을 파악해서 엄중하게 처리할 일이 있으면 처리하겠다고 약속하였다.

상황을 파악해보니 이런 상황이다. 그 해에 대략 15명 정도의 교생 선생님이 왔었는데, 모두 다른반으로 배치가 되었고, 전공에 따라 교과 담당 선생님도 배치가 되었다. 그러나 우리 반을 구성하고 있는 학생들의 상황으로는 학교에서 교생 선생님을 배정할 리가 만무했다.

이 녀석들이 그런 상황이 싫었던 모양이다. 쉬는 시간에 문신이 있는 학생들 2명이 여자 교생 선생님을 양쪽에서 “우리 반은 왜 안 들어오냐”며 이야기 좀 하자고 함께 교실로 이동을 하였다. 이러한 상황이 교생 선생님은 문화충격으로 다가왔을지 모른다.




2. 2시간 동안 인기척이 없는 학생이 있다.


아침에 조례를 하기 위해 들어가 보니 한 학생이 사물함 위에 올라가 자고 있었다. 1,2교시까지 교과수업도 내가 해야 하니 깨우기 시작했다. 어떤 방법을 써도 학생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다른 학생들의 수업을 안 할 수도 없어서 2교시까지는 그냥 재우기로 했다.

2교시가 끝나고 학생을 더 이상 재울 수도 없고, 의식을 찾지 않아 보호자에게 연락을 하기로 하였다. 보호자에게 연락을 하니 깜짝 놀라신다. 어제 학생이 집에 들어오지도 않았단다. 기특하게도 새벽까지 0을 마시고 학교로 바로 등교를 했나 보다. 보호자에게 “119를 불러 병원으로 보낼까요?”라는 말을 하자 학생이 바로 일어나서 소리친다.

학생: “그냥 깨우면 되지 왜 아버지한테 연락을 하고 119는 또 뭔 소리예요?”

나: “몇 시간째 정신을 차리지 못하니 건강에 문제가 있는 거 같아서 보호자분께 연락드린 건데 뭐가 문제니?”


결국 학생은 보호자를 학교에 오시게 하여 조퇴처리를 하였다. 하루하루가 이런 생활지도로 단련되어가고 있었다.




3. 유급이 하루 남았던 학생


2016년 매일 탭북을 들고 다니며 출석체크를 하고 바로 기록으로 남겨두었다. 학생들이 신기해할 정도였으니 그렇게 한 선생님이 이 학교에는 처음이었나 보다. 출결을 입력하는데 11월에 유급이 하루 남은 학생이 확인되었다. 매월 출결현황을 보고 졸업이 어려울 것 같다고 보호자에게 연락을 드렸는데도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보호자는 학생을 학교 앞에 내려주면 학교로 들어오지 않고 바로 PC방이나 다른 장소로 도피를 하곤 했다. 어쩔 수 없이 매일 등교하면 바로 인계를 해서 출결에 문제가 없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호자 분과 약속을 하였다. 이날부터 졸업하는 날까지 점심시간에 급식실에서 밥도 함께 먹으며 매일 나와 함께 학교생활을 했다. 결국 유급을 하루 남겨두었는데 졸업까지 하였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 해에 담임하면서 기억나는 가장 잘한 일이다.




Outro


학교에서 생활지도를 하는 일은 3D 업무이다. 특히 발령을 받고 업무분장을 하는 1~2월에는 학생부장, 학교폭력 책임교사, 담임교사를 구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민원이라도 받으면 선생님들은 마음고생으로 명예퇴직이나 다른 학교로 바로 옮기곤 한다. 승진을 앞두고 계신 분들은 더더욱이 그렇다.

2016년 19명의 학생들을 한 명의 낙오자 없이 모두 졸업시켰다. 졸업식이 끝나고 나니 학생들이 찾아와 꽃다발을 안겨준다. 고3 담임은 항상 졸업식 직후에 이랬다. 갑자기 눈물이 핑돌면서 가슴 한편이 허전하기도 하고 시원섭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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