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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매기 삼거리에서 May 27. 2024

육공트럭 습격 사건

24화. 109인 대학 신입생 납치 사건


1982년


훼바. 소대 단위 생활하는 GOP 철책에서 내려와 다음해까지 복무하는 곳. 민통선 즉 민간인 통제선 안쪽. 즉 철책과 민통선 사이라 여전히 최전방이다. 1년 철책 1년 훼바 번갈아 근무. 대대 및 중대 단위 생활.


훼바에선 산꼭대기 철책에선 못 했던 전투를 위한 교육, 훈련을 받는다. 년에 1회 100키로 행군, 유격 훈련, 20키로 완전 장 구보가 대표적. 사단인가 연대인가 청군 홍군 나누어 전투 훈련. 일과도 철책과 전혀 달라서 06시 기상해 연병장서 점호 및 구보로 하루를 시작한다.


07시~08시 아침 식사

08시~12시 오전 일과

점심 1시간

13시~17시 오후 일과

17시~18시 저녁 식사

18시~21시 자유시간. 소총 총구 소제, 세탁, 편지...그리고 집합과 구타

21시~22시 점호 준비 및 점호

22시~06시 취침. 1시간 불침번. 그리고 집합과 구타


오전, 오후 일과는 교육, 훈련.

교육. 적기 식별법, 소총 분해 및 조립 등등

훈력. 사격, 각개전투 등등


GOP 철책은 오직 경계 근무와 그를 위한 보조 작업. 북한군 못 넘어오게.

크게 셋으로 대분. 야간 경계, 오전 취침, 오후 작업. 교육, 훈련은 없다.

야간 2개조 교대. 주간은 오전 취침, 오후 작업. 작업은 순찰로 및 초소 보수, 부식 수령, 겨울 화목 베기 등등. 산꼭대기에 소초 즉 막사가 있어 움직였다하면 계곡 내려갔다가 다시 와야.



ㅡㅡㅡ



훼바에서 주간에 부대 외곽 경계 근무가 간혹 걸린다. 행운. 교육, 훈련 빠지니까. 부대 뒤편 능선. 심심하다. 60트럭. 부식 운반 차량이 아래 도로로 지나간다. 대대마다 부식을 떨군다. 북향은 가득 싣고서, 남향은 텅 빈다. 


북향 트럭을 눈여겨 본다. 털어볼까. 먹을 거 무진장. 헌데 취사병이 조리해야. 아니다. 어묵은 바로 먹을 수 있어. 다음번 외곽 근무. 도로를 살핀다. 오르막길. 휘는 지점. 저기다. 노변 패인 곳에 납작 엎드린다. 차가 지난다. 뒤로 붙는다. 올라탄다. 어묵을 찾는다. 어묵 상자를 노변 풀숲에 던진다. 뛰어내린다. 패인 곳에 납작 엎드린다. 차가 시야에서 사라지면 20초 작전 종료. 어묵 상자 어깨에 메고 초소에 내려놓는다. 대검으로 묶음 철선 끊고 넙적 어묵 우적우적. 배 고파서 아니다. 무료를 깨는 재미. 작전 계획 짜고 성공하는 성취감에 훔치는 짜릿함. 왜 오르막?감속. 왜 도로가 휜 곳? 더 감속 그리고 백미러 사각지대. 직선 주로면 가속, 백미러에 잡힌다.


두 번 어묵에 질린다. 첫 상자도 조금 먹다 버리고. 세 번째는 아무 상자나. 뜯어보니 삼치. 구워야 하는데 산에 불은 못 피우지. 버린다. 내무반에 안 가져간 건 인기 없어서. 지휘관 알면 영창 간다. 이 짓  하면 잡힌다. 꼬리가 기니까. 운전병 처음 한두 번은 덜 실었나? 세 번째 이상하네. 틀림없이 실었는데. 어디서 없어진 거? 이동 중인 건 틀림없어. 네 번째는 눈에 불을 켠다. 세 번 성공하흥미도 잃어.



ㅡㅡㅡ



따라 마라. 위험타. 꼬맹이적부터 엄청 개구짖은 모험꾼. 죽을 뻔한 적, 매 벌기도, 혼줄나기도, 도망도. 폭력 시대. 법보다 매맞거나 애교로 봐주기도. 따라 마라. 절도다. 군에선 군수품 숫자가 비면 서로 훔친다. 고참이 시킨다. 철모, 수통, 반합 등 무엇이든 사람만 빼고. 군이라서 재미삼아 해본 거다. 사회에서 절대 금지. 징역 때릴 거. 요즘 군도 엄하지 않겠나.


나쁘게만 볼 건 아니다. 보급은 넉넉했다. 어묵이나 삼치나 별 인기 없어 늘 남아서 취사병이 버린다. 돼지 먹이로 쓴다. 실전 훈련. 이런 게 전쟁에서 필요해. 적군 트럭 공격 및 탈출 요령. 이런 건 왜 교육 않나. 영화 포로 호송 장면. 직선 주로에서 뛰어내리면 안 돼. 속도 있어 부상. 그리고 즉각 사격에 총 맞아 죽어. 오르막 굽은 곳은 감속에다가 사격 못 해. 안 보이거나 사격 자세 안 나와. 뛰내리기 전에 앉은 자세 다리로 머리통 걷어차고 총까지 뺏으면 완벽. 이런 거 훈련 좀 하자.


맨날 같은 교육 무한 반복. 30개월 내내. 신병훈련소부터 전역까지 똑같은 교육. 이를테면 CPR 심정지 때 하는 거. 이런 거 좀 교육하면 어디 덧나. 그런 상황 있잖아. 찬물 입수나 고지 헥헥이나. 이른 아침 구보나 훈련 중 언제든 누구든 발생할 수 있잖아. 심근경색 4분이면 사망. 의무병이 휴가면 손 한 번 못 쓰고 죽어야 해?지오피는 군의관 오려면 반나절 걸려. 솔잎으로 전쟁 이기기부터 정강이로 양말 말리기. 야전에 꼭 필요한  거. 글 써놓은지 7년이나 지났는데 군 아직도 감감 무소식. 허긴 진짜 사나이에 훈장은커녕 국방부고 군 통수권자 대통이고 감사 전화 한 통 없다는.


보소. 국방 개혁에 노병 노  데려다 쓰소. 이런 자질구레 말고 진짜 참으로 대단히 큰 거. 나라, 국군을 세계 강국 강군으로 비상할 비법이 내게 있다오. 60세 모병. 저출산, 노인 빈곤도 크게 기여. 나라 예산도 절약.



ㅡ60세 모병


https://brunch.co.kr/@sknohs/1453



ㅡ진짜 사나이


https://brunch.co.kr/@sknohs/1137



ㅡ솔잎으로 전쟁 이기기


https://brunch.co.kr/@sknohs/261



ㅡ정강이로 양말 말리기


https://brunch.co.kr/@sknohs/262





입대 8개월부터 살아서 전역하기로 마음 먹어. 허나 지리한 군 생활. 뭐 재미난 거 없나, 새로운 거 없나 고질이 도져서 오바한 거. 덕에 별난 에피소드가 수두룩하기는 하다. 그전은 납치된 강박에 스스로 고문관 갖은 고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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