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세규 Feb 24. 2022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시 해설 / 임세규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 김선우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 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 시 해설 ]  /  임세


제목을 보고, 또 보고 시를 읽습니다. 한번, 두 번, 여러 번을 읽어 봅니다. 문학적인 감성을 글이나 말로 표현할 때의 모호함이 있어요. 뭔지는 알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화자는 피어나는 꽃을 보고  시적 언어를 가져와 자신의 마음을 나타냈습니다. 꽃줄기 끝에서 핀 그대라는 사랑 때문에 벌 (나)이 꽃 (사랑하는 이) 품속으로 들어갔지요. 그러므로 내 마음이 아득하고 뜨거운 것입니다.


이 시의 절정은 마지막 연에 있습니다. 꽃이 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 우리 사랑은 어쩌면 운명처럼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미 정해져 있던 것이 아닌가라는 느낌을 주는군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