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화.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 두 번째 인생의 무대

카메라 앞에 선 나, 살아 있음의 기록

by 정유선

라디오 제작을 마친 후,

나에게 또 하나의 길이 열렸다.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다큐멘터리 방송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암투병 생활, 즐겁게 즐기기’라는

우리 팀의 따뜻한 목소리가

TV라는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갔고,

그 방송은 KBS <사노라면>에서

‘라디오는 항암제’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다.

신문사의 연락도 잦아졌다.

빛을 본다는 건 그런 일이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환자였다.

지쳐가는 몸을 끌고,

나는 또 다른 꿈 앞에 섰다.

영상 제작.

전문가도 아니었고

어떤 경험도 없었지만

‘열정 하나’로 시작했다.

기획안부터 작성했다.

누구의 삶을 담을까,

어떤 이야기를 꺼내야

사람들 마음 깊숙이 닿을 수 있을까.

한 사람의 삶을 온전히 들여다보는 일이

이토록 경건하고 조심스러울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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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앞에 선다는 것은

타인의 고통을 마주하고,

그 안의 빛을 찾는 일이라는 걸

그때 처음 깨달았다.

촬영은 말처럼 쉽지 않았다.

프레임 안에 들어온 삶의 조각들을

조심스럽게 담고,

밤을 새워 편집하며

내레이션을 위한 시나리오를 쓰고 또 고쳤다.

작은 숨결 하나,

눈빛의 떨림 하나까지

놓치고 싶지 않았다.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는

그저 방송을 배우는 공간이 아니었다.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를 만들어가는 무대였다.

죽음의 문턱 앞에서

내가 선택한 카메라는

결국 나를 다시 삶 속으로 데려와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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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는

다른 이들의 삶을 통해

나 자신을 다시 알아갔다.

어설펐지만 진심이었다.

빛바랜 카메라 화면 속에서

나는

다시,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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