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기 없는 아이의 기막힌 화해방법!

짓궂은 유전자 때문에 엄마와 아빠는 걱정거리가 생겼다.

by 별사탕아빠

아내와 나는 초등학생이 된 아이를 볼 때마다 괜히 가슴이 뿌듯해진다.


자라면서 점점 더 아빠를 닮아간다고 생각하면서 기분이 좋아진 내가 웃음을 짓고 있으면, 옆에 있던 아내는 나의 생각을 읽고 자기를 닮아 예쁜 것이라고 우기기 시작한다.


하지만 엄마와 아빠의 실랑이는 듣고 있던 아이의 한마디에 상황은 금세 역전된다.


“외모는 아빠를 닮고, 성격은 엄마를 닮았어!”


“아니야 너 눈을 봐, 엄마랑 꼭 같잖아.”


응원군의 등장에 느긋해진 나와는 달리 아내는 자신 없는 목소리로 아이를 설득해 보려고 하지만, 그동안 아빠의 어린 시절 모습이 지금의 자신의 모습과 꼭 닮았다는 사실을 숱하게 경험한 아이에게는 별 소용이 없다.


그런 상황을 옆에서 보면서 내가 웃고 있으면, 아내의 표정은 더 뾰로통해진다.


따지고 보면 이 모든 일이 일어난 원인은 유전자가 열심히 일을 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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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서 아이를 가졌다는 말을 들었을 때, 아내와 나의 바람은 같았다. 외적인 용모는 엄마를 닮고 성격 등 내면적인 부분은 아빠를 닮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런데 짓궂은 유전자는 부모의 바람과는 정반대로 작용했고, 그 때문에 우리 부부에게는 걱정거리가 생겼다.


제일 걱정이 되는 부분은 아빠를 닮은 키가 작다는 점이다. 더구나 볼 때마다 훌쩍 커버리는 또래 친구들에 비해 키나 몸무게의 성장이 더디기까지 한 것을 볼 때마다 미안한 마음에 나는 열악한 유전자를 원망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노는 것에 눈이 가면 식사에 대한 관심조차 사라지는 아이의 행동을 볼 때마다,


“얘가 누굴 닮아서 먹는데 이렇게도 관심이 없을까?”라고 물으면 아내가 내 눈을 바라보면 짐짓 모른 체 그 눈길을 피하는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데, 아이의 모습이 친구들과 노느라 때를 거르기 일쑤였던 어린 시절의 나를 쏙 빼닮았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풀이 죽은 상태가 된 채 아내의 눈치를 살피게 된다.



하지만 아이가 초등학생이 된 이후로는 이런 상황이 바뀌었는데, 아이의 짜증이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남에게 짜증 부리는 나쁜 습관이 엄마의 영향이라고 생각했기에 요즘 들어 아내가 나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일이 잦아졌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은 누구나 감정에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을 철석같이 믿고 있는 아내는 약간만 몸이 힘들어도 짜증으로 나타난다. 신혼 초 소파에 누워서 자고 있는 아내를 깨우다 여러 번 혼쭐났던 내가 아이의 짜증에 난감해하는 아내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으면, 겸연쩍은 웃음과 함께 나에게 묻는다.


"내가 저랬어? ㅜ.ㅜ"

"글쎄~"

아내는 풀이 죽어 나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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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짜증을 자주 내는 행동보다 내가 더 염려하는 부분이 있는데, 짜증을 낸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음을 알면서도 아이가 제대로 사과를 하지 못해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다.


이런 모습을 고치기 위해 잘못한 부분에 대해 얘기를 시작하면 아이는 더 짜증을 내는데, 자신의 잘못을 듣기 싫어하는 아이로 인해 갈등이 더 증폭되는 경우가 많아 고민이다.


가끔 아이의 강짜가 도를 넘어선다는 생각에 참을 수 없게 되면 화가 머리끝까지 솟구쳐버린 채 아이에게 고성을 지르는 일도 생기는데, 문제는 평소 화를 내지 않는 대신 뒤끝이 긴 성격 때문에 나도 쉽사리 사과를 하지 않기에 갈등이 길어진다는 것이다.


엄마를 닮아 짜증이 많은 데다 아빠를 닮아 고집이 세고 사과를 잘하지 않는 아이가 잘못을 깨닫기까지는 많이 시간이 필요한데, 갈등의 시간이 길어지면 사과를 하기도 어렵거니와 사과를 한 후에도 앙금이 남을 수 있다는 사실에 나는 늘 아이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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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아이가 화해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징후를 발견했는데, 적어도 아빠와의 사이에서 발생한 갈등에 대해서는 앙금을 누그러뜨리는 슬기로운 방법을 아이가 찾아낸 것 같다.


우리 집에서 아이의 등하교는 내가 담당하고 있는데, 같이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은 아이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학교생활이나 친구에 대해 얘기하기도 하고 근처 놀이터에서 친구라도 만나면 어울리는 시간은 아이와 거리를 줄이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전날 짜증을 냈던 아이를 훈육하는 과정에서 쌓인 앙금이 남아 있는 날이면 수다스러운 평소와 달리 아이는 말없이 입만 튀어나와 있고, 나도 말을 하지 않는다.


그 상태로 집에 도착하더라도 아직은 어린아이를 씻기는 일을 거를 수 없는 나는 먼저 샤워를 마치고 샤워기로 물을 뿌리며 재빨리 아이를 씻긴 후 옷을 입으라는 표시로 궁둥이를 치며 말한다.


“다 됐다, 이제 나가서 옷 입어!”


하지만 아빠의 말에도 움직이지 않은 채 화난 아빠의 마음을 풀어주고 싶은 아이가 작은 목소리로 얘기한다.


“이번에는 아빠가 엎드려 봐~”


아이의 말을 들은 나는 피식 웃으며 묻는다.


“왜? 등목 해줄라고?”


아이는 살며시 웃으며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는데, 그 말에 엎드리고 있는 마음에서는 앙금이란 건 사라져 찾아볼 수도 없고, 내 입에서는 나도 모르는 미소가 지어진다.


그러고 보면 아이는 정말로 기발한 화해방법을 찾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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