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돌본다는 건 끊임없는 자책감과의 싸움인 것 같아. 아무리 안아주고 달래줘도 아기는 늘 우니까 너무 안쓰러워. 뭐 때문에 우는지 얘기라도 해주면 좋으련만 아기는 말을 못 하잖아. 울다가 지쳐서 잠든 아기를 보면 마음이 너무 아파.
그렇게 생각 안 하려고 노력해도 늘 내가 잘 못 돌봐줘서 우는 것 같아. ‘안아주는 방법이 잘못 된 건가? 맘마를 너무 적게 준 건가? 아니면 잘 잘 수 있게 낮에 더 열심히 놀아줘야 했나?’ 하면서 늘 자책하게 돼.
SNS에 다른 엄마들 보면 다들 엄청 능숙하게 잘 돌보는 모습들만 보이고. 아무래도 나는 첫 아이고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되더라고.”
“에이 무슨 소리야. 얼마나 잘 해내고 있는데. 맨날 책 보고 공부하면서 해 줄 수 있는 건 다 해주고 있잖아. 저번에 유명한 삐뽀삐뽀 육아 유튜브에서 봤는데 아기가 우는 건 자연스러운 거라고, 너무 신경 많이 쓰면 엄마 아빠 정신건강에 안 좋다고 그러셨어.
그거 아무래도 확증편향인 거 같아. 왜 사람들이 어떤 한 가지 생각에 꽂히면 그 생각에 부합하는 정보만 받아들이잖아. 똑같은 정보도 자기 생각에 맞춰 재해석해버리기도 하고. ‘내가 부족해서 아기가 우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한 번 하니까 나보다 아기를 잘 케어하는 것 같은 사람들의 모습만 눈에 들어오고 스스로 잘 못해주는 것 같은 부분만 떠올리게 되는 것 같아. 우리가 정신적으로 건강해야 아기를 잘 돌볼 수 있으니까 빨리 그런 생각에선 벗어나도록 하자.”
“워후. 심리학 글 쓰더니 심리학 가지고 위로하는 거야? 억지로 갖다 붙인 것 같지만...그래도 고마워”
“아니야 진짜야. 그런 경우도 있잖아. 내가 쓸데없는 데다 용돈을 쓴다고 한번 생각하니까 자꾸 내가 사는 운동화나 게임기 같은 것만 눈에 들어 오고 기억하는거야. 그것도 확증편향 현상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지. 나는 그런 것 말고도 용돈으로 책도 사고 자기 관리도 하고 얼마나 다양한 일을 하는데. 일단 용돈을 조금 증액 시켜보면 확 티가...”
“나 감동받으려다가 확 깼어.”
아. 1절만 할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