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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으면 지는 거다

70대 요양보호사 엄마와 대화하며 돌아보게 된 뿌리깊은 귀차니즘

by 스토리위너코치

"귀찮으면 지는 거래, 유튜브에서 봤어"

얼마 전 요양보호사를 하고 있는 70대 엄마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뭐... 그냥 귀찮아서 안 했어"라고 이야기하자 하신 말씀입니다.




KakaoTalk_20210117_233713195_01.jpg 귀찮음을 극복하고 걸으러 나간 길에 만난 아름다운 풍경




그 말씀에 저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참 귀찮은 게 많았습니다.

이불 개는 것도 귀찮고, 청소하는 것도 귀찮고, 요리하는 것도 귀찮고, 밥 먹는 것도 귀찮을 때가 있었습니다.

귀차니즘 그 자체였지요.


지금은 좀 변하긴 했지만, 여전히 "귀찮다"는 말을 많이 쓰는구나 싶었습니다.




KakaoTalk_20210117_233713195.jpg 귀차니즘을 극복하면 새로운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다



어느 글에서 봤는데 귀찮다는 말은 귀하지 않다가 변해서 됐다고 합니다.

귀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니 귀찮다 느끼는 거지요.


그러고 보면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는 한번도 귀찮다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일은 귀하게 여겼지만 청소 같은 일들에 대해서는 하찮게 여기는 마음이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왜 귀찮으면 지는 걸까?

두 가지 이유를 찾았습니다.


첫째, 사소해 보이지만 가장 소중한 일들에 대해 감사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청소하기, 요리하기, 운동하기....

제 생활을 지탱하게 해주는 이런 활동들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건데, 그것을 귀찮다며 밀어내니 복을 밀어낸 거나 마찬가지인 셈이지요.


마흔 독서모임에서 <돈의 속성> 책을 같이 읽고 있는데 그 책에도 그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가장 먼저 자신의 물건 정리부터 하라"고요.


둘째, 막상 하고 나면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일들을, 귀찮아서 제대로 안했기에 그런 기회를 놓쳐버리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KakaoTalk_20210117_233713195_02.jpg




엄마가 하시는 일은 파트타임 요양보호사입니다.


"엄마는 하나도 안 귀찮아.

어차피 해야 할 건데 그냥 하면 되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똥기저귀 다 갈아줘야 하고, 씻고 먹이고 챙기고...

그렇게 일하는 게 힘들거나 귀찮지는 않냐고 물으면 항상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더 건강하게 사시나 싶습니다.




KakaoTalk_20210117_234253713.jpg




귀찮음을 극복하고 지난 주말에 산에 올라 만난 풍경입니다.

겨울 하늘이 참 맑고 아름답더라고요.

귀찮다고 가지 않았다면 절대 만나지 못했을 풍경.


이제 귀찮다는 말은 안 하려고 합니다.

뿌리 깊었던 저의 귀차니즘에 대한 1차 종결선언입니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하고 귀하게 여기며 즐겁게 해봐야겠습니다.




#일기콘 94, 일상의 기록을 콘텐츠로 94일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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