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고 싶을 때 딱 두 발짝만 더 걷자
“이제 늙어서...” “이 나이에 뭐...”
삼십대 후반부터 이렇게 이야기하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지금 나이도 무언가를 시도하기에는 충분하더라고”
반면 이렇게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육십이 다 돼가는 분에게 들었는데, 그분은 정말 젊어 보였습니다.
저는 후자의 분들처럼 계속해서 배우고 도전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고요. 오늘은 한번 마흔이 넘어 도전해본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 돌아보았는데 몇 가지가 있더라고요. 그중에 하나가 수영 배우기인데요. 하나씩 공유를 해보려고 합니다.
작년 여름, 필리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어디 가든 수영할 수 있는 곳이 많은데, 수영을 할 수 없다는 게 너무 아쉬웠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온 후 계속 수영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작년 11월부터 드디어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아주 특별한 일이 없는 한은 일주일에 두 번씩 저녁 9시부터 1시간씩은 꼭 수영을 배우러 나갔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재밌고 신났습니다. 그런데..... 5개월 정도 되면서부터 하기 싫다는 마음이 올라오더라고요. 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것도 한몫했어요. 제가 운동을 잘하는 편이 아니라, 5개월을 배웠지만 자유형, 배영, 접영, 평영...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못했거든요.
하지만 이 상태로 그만두면 분명히 어디서도 수영을 하지 못할 게 뻔했습니다.
그때 저 스스로를 다독이며 이야기했습니다.
‘일단 다음 달까지만 등록해보자. 정 싫으면 걍 환불해도 되니까...’
그렇게 하여 극적으로 9개월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저는 몸치라 배우는 게 매우 느린 편인데, 그래도 9개월 정도 하니까 뭔가 발전한 게 느껴지고 다시 재미를 느끼는 단계에 와 있습니다.
해보니까 수영이 정말 좋은 운동이더라고요.
꾸준히 수영을 하다 보니, 바닥까지 떨어졌던 체력이 조금씩 회복되어 가는 걸 느낍니다.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는 거 같습니다.
(* 초급반을 같이 시작했던 저보다 훨씬 나이 많은 분들도 계셨는데, 그분들은 저보다 훨씬 잘하고 계십니다)
오히려 늦깎이로 시작할 때 장점도 많습니다.
어렸을 때는 '에이 나중에 하면 되지 뭐' 하면서 쉽게 포기했다면, 지금 나이에 시작하다 보니 '에이 나중에 하면 되지 뭐'라는 말이 나오지가 않습니다. 지금 못 배우면 나중에 배우기는 더 어렵다는 걸 알기 때문에 더 끈기가 생긴다는 것, 이것은 늦깎이로 배우는 것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힘들 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거야, 비슷합니다.
딱 두 발짝만 더 걷자
오늘도 저에게 이렇게 다독였습니다.
조금 더 제 몸이 제 꼬심에 넘어가줍니다.
비단 수영 배우기뿐 아니라 일에 있어서도 뭔가를 시도하고 도전하지만 생각처럼만 되지는 않습니다.
그럴 때는 너무 하기 싫고 그냥 멈추고 포기하고 싶어지지만.... 그때 딱 두 발짝만 더 걸어보려고요. (한 발짝은 정이 없어서 두 발짝으로ㅎ)
두 발짝을 걷는 동안 생긴 그 추진력으로 다시 걸을 힘을 얻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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