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가볍게
요즘 실내 클라이밍을 배우고 있습니다.
3주째 돼가는데요.
"클라이밍하면 근력도 생기고 운동 효과가 짱"이라는 후배의 말에 바로 동네 클라이밍센터를 검색해서 등록을 했지요.
암벽 가이드인 선생님이 운영을 하는 곳인데요.
처음 한 달은 강습을 받습니다. 클라이밍의 기본 자세, 입문 코스 등을 배우게 되는데요.
입문 코스는 총 4단계가 있습니다. 1단계부터 4단계까지를 떨어지지 않고 쭉 이어서 하면 입문 단계를 통과하는 거예요.
일단 뭘 시작하면 열심히 하는 편이라, 클라이밍도 열심히 연습을 했습니다.
하나하나 새로운 걸 배워가는 게 재밌기도 했고요.
"누가 쫓아와요?"
어느 날, 제가 하는 걸 보고 있던 선생님이 한마디를 했습니다.
클라이밍을 잘하려면, 최대한 힘을 빼고(힘을 절약해주는 자세를 취하도록 노력해야 해요), 춤을 추듯 리듬을 타야 한다고. 근데 저는 잔뜩 힘이 들어가서 누가 쫓아오듯 한다는 거였어요.
물론 초보자들이 흔히 할 수 있는 실수였지요.
근데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지금까지 살아온 제 삶의 모습이 그렇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힘을 잔뜩 주고, 잘하고 싶고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스스로 압박을 하는 모습이요.
작년 말에 4기 마흔여행을 하며, 2023년의 가장 지키고 싶은 키워드가 '가볍게'라고 말을 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늘 진지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좀 더 마음의 부담을 덜고 가볍게, 즐겁게 살아보고 싶다고요.
지금 클라이밍 입문 단계를 통과하고 지구력 벽을 연습 중입니다.
1번부터 50까지의 홀더를 한 번에 다 가면 지구력 1급 통과인데요.
지구력 벽을 통과하려면 최대한 힘을 빼고, 가볍게 리듬을 타고 가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앞에서 힘이 빠져서 뒷번호를 가지를 못해요.
그래서 자연스레 '가볍게 하자' '힘을 빼자'를 계속 떠올릴 수밖에 없는데요.
요즘은 일을 하면서도 뭔가 무거워지는 거 같으면, 가볍게 하자, 힘을 빼자 하는 말을 스스로에게 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같은 일도 좀 더 즐겁게 하게 되더라고요. 설날을 맞이하여 한 번 더, 가볍게, 즐겁게 저에게 이야기를 건네 봅니다.
#일기콘 460, 일상의 기록을 콘텐츠로 460일째 글입니다
(* 화목에는 꼭 글을 씁니다)
- 마흔의 무기력과 우울함은 새로운 삶으로의 초대장이다
- 장기적으로는 말을 내뱉고 생각한 대로 된다, 말과 생각의 힘에 대해
- 뇌 가소성, 나이가 들수록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하는 이유
- 때로 상처받는다 해도 황금률을 지켜야 하는 이유 (feat 나폴레온 힐 성공의 법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