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운명 사용 설명서를 읽고
어느 책에서 소개를 해서, 예전부터 읽고 싶었던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사주명리학과 안티 오이디푸스. 고미숙 저)를 읽었습니다.
초보자들에게 쉽게 사주명리학을 알려주며 ‘운명의 지도’를 그릴 수 있게 안내해주는 책인데요.
개운법에 대한 팁으로 소개한 내용이 마음에 다가와서 공유해봅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보편적 용신은?
고미숙 작가는 "일간이 뭐건, 사주팔자가 어떤 격과 형식을 가졌건 간에 인간이라면 누구나 취해야 하는, 또 취할 수 있는 보편적 용신"을 약속과 청소라고 말합니다.
용신은 쉽게 말하면 내 사주를 바탕으로 내가 인생을 살면서 사용할 핵심적인 무기나 재주라 할 수 있는데요. 이 용신을 잘 써서 나의 운명을 만들어가는 거지요.
왜 약속과 청소를 운명을 만드는 키를 쥐고 있는, 보편적 용신이라고 하는 걸까요?
약속을 지킨다는 건 시공간과 몸을 일치시킨다는 것
약속을 지킨다는 건 시공간과 몸을 일치시킨다는 것이고, 말과 행을 일치시킨다는 뜻인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지킬 수 없는 약속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약속을 지키는 건 소통의 핵심이고, 약속을 지키지 않고서는 좋은 관계를 맺을 수가 없지요.
명리학적으로는 식상이 관성을 극하는 코스가 아니라, 재성을 통해 관성을 북돋아 주는 코스를 밟는 것이다. 비겁-식상-재성-관성으로 이어지는 과정에 쓸데없는 잉여를 쌓아 두지 않는 것이다. 몸 안에 잉여가 쌓이면 담음이 되고 어혈이 되고 종양이 된다. 마찬가지로 동선과 관계에 찌꺼기가 쌓이면 그것이 불신과 분노, 그리고 폭력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약속을 지킨다는 건 내가 살아가는 시공간을 청정하게 만드는 일에 해당한다. _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중에서
말과 행 사이의 간극이 클수록 몸과 마음의 거리도 멀어집니다. 그 간극과 거리에서 질병과 번뇌가 탄생한다는 거지요. 이것들에서 벗어나고 싶으면 말로 내뱉은 일에 대해선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겁니다.
상황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했던 빈말들
이 글을 보기 전부터도 말을 뱉는 것의 중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었어요.
월간지 기자 시절에는 가보면 좋을 장소, 먹을거리, 보면 좋을 공연들에 대해서 취재할 때가 많았습니다.
“야, 우리 마감 끝나고 여기 가자”
늘 마감에 지쳐 있는 막내 기자를 보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곤 했어요. 정말 그럴 생각이라기보다는, 이런 말로 위안이나 삼자고 빈말을 막 했던 건데요.
나중에 막내 기자와 이야기를 해보니, 제가 그렇게 말을 할 때 실제로 기대를 했었고 그렇게 말만 했던 것에 대해 실망을 많이 했더라고요.
그다음부터는 지킬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되도록 말하지 말자는 생각을 했지요.
그런데 습관적으로 늘 빈말을 하는 게 있더라고요.
누군가와 대화하다가 마지막에 “언제 밥 한번 먹자”(그러고 절대 밥 먹지 않음) “올해 가기 전에 보자”(내년이 돼도 안 봄) 이런 이야기들이요. 마음에서 그렇게 할 생각이 없다면, 그런 말도 하지 말아야겠다 싶어서 언젠가부터 그런 말도 안 하려고 노력했는데요.
이 책을 보면서 말을 뱉을 때는 좀 더 신중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저는 빈말로 했더라도 누군가의 마음에는 약속의 씨앗으로 남을 수 있는 거니까요. 남과의 약속뿐 아니라 나 자신과의 약속도 책임을 지려고 노력해야겠다 싶었어요.
내가 움직이는 시공간에 찌꺼기를 만들지 않기
두 번째 개운법인 청소는 내가 움직이는 시공간과 동선에 찌꺼기가 쌓이지 않게 만드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고미숙 작가는 유불도 등 동양의 공부법은 청소를 ‘쿵푸’(功夫)의 기초로 삼았다고 말하는데요. 사찰에 가보면 구도자들은 청소의 달인인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쓸고 닦고 정돈하고... 이게 몸에 배여 있는 것이지요.
티끌 한조각도 남기지 않고 다 먹어야 하는 발우공양을 수련의 중요한 코스로 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요컨대, 약속과 청소, 이 두 가지만 잘 지켜도 인생역전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 아니, 이 두 가지를 지키지 않고 좋은 삶을 살기란 불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가장 보편적이고도 가장 쉬운 용신에 해당한다._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중에서
약속을 잘 지키고 청소를 잘하는 것. 이 두 가지만 잘해도 나에게 주어진 운명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희망적으로 다가옵니다. 운명의 운자를 꺼내지 않더라도, 이것을 잘 지킬수록 삶이 더 풍요로워질 것만은 분명합니다.
자기 팔자가 팍팍하다고 느낀다면, 이유 없이 몸이 아프고 마음이 괴롭다면, 다른 건 일단 제쳐 두고 먼저 점검해 보라. 내가 얼마나 시간과 공간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있는지를. 약속을 지키고 청소를 잘 하고 있는지를. 산다는 건 별거 아니다. 시공간이 곧 나다. 시공간과 내가 조응하는 만큼이 곧 나의 일상이다. 고로, 일상의 구원은 약속과 청소로부터 온다!_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중에서
* 메인 이미지= Juampi69 on Pixabay
#일기콘 443, 일상의 기록을 콘텐츠로 443일째 글입니다
(* 화목에는 꼭 글을 씁니다)
- 뇌 가소성, 나이가 들수록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하는 이유 (폴리매스 책을 읽고)
- 마흔의 무기력과 우울함은 새로운 삶으로의 초대장이다
- 나이가 들어서도 뇌는 성장한다, 그렇게 믿고 노력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