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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위너코치 Jun 02. 2023

아빠의 코로나 병원 입원 후 느끼게 된 것들

갑작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감기 기운이 있다고만 알고 있었어요.

감기 때문에 일찍 잠드신 다음 날, 아침 일찍 엄마가 집에 오셨어요.(부모님과 아주 가깝게 삽니다.)


아빠가 감기가 너무 심하시다.
일어나서 걷지도 못하시네.
병원에 모시고 가봐야 할 거 같아.


헉!!! 그날 오전 내내 강의 일정이 있던 저는, 마침 집에 와 있던 동생에게 병원에 모시고 다녀와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그렇게 동네 내과에 가서 코로나 진단을 받고, 열이 39도까지 오르셔서 119를 불렀고, 당장 입원이 가능한 녹색병원 간호통합병동에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빠가 입원하셨던 녹색병원




아픈 목소리에 마음이 쿵!


강의를 마치자마자 입원시 필요한 물품(옷, 드시는 약 등)을 챙겨 병원으로 갔습니다. 코로나 환자는 면회가 불가능해 입구에서 짐을 맡기고 올 수밖에 없었어요.


평소 건강하셨던 편이라 이렇게 열이 심하게 오른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통화를 하니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아픈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마음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습니다.





아픈데 시간마저 더디 가면


다행히 점점 목소리는 회복되었지만, 이제부터 문제는 치료받는 동안 적적함을 어떻게 달랠 수 있냐는 거였습니다. 몸도 아픈데 시간이 더디 가면 너무 힘들 텐데 싶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병동 입원실은 4인실인데 2인이 쓰고 있었고 TV가 없었습니다.

코로나 환자라 외부에 나가지 못하고 병실 안에만 있어야 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야 폰 하나만 있어도 되겠지만, 80대인 아빠는 전화 기능만 사용하셔서 유튜브 같은 것도 볼 줄 몰랐습니다. 

간호사에게 책 같은 게 있냐고 물아봤는데 없다고 했다고요.




지인이 전달해준 갤럭시탭. 와이파이 잡는 게 문제일 거라며, 꼼꼼히 사용 설명까지 전달해주었다.



이 사연을 들은 고마운 지인께서 급하게 큰 화면의 갤럭시탭을 구해, 쉽게 할 수 있는 게임 등을 깔아주었습니다. 그래도 이건 쉽게 보실 수 있지 않겠냐며.(정말 감사합니다)




디지털은 너무 어려운 80대 아버지


입원하고 삼 일째 되는 날 책 몇 권, 신문, 세팅된 갤럭시탭을 가져다드렸습니다.

갤럭시탭 사용 설명서도 프린트해서 드렸어요.

그.러.나.... 결국 아빤 끝내 그 기기를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아빠는 이제 퇴원할 날만 기다리는 중입니다. 큰 탈 없이 치료받고 퇴원할 수 있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를 느꼈는데요.





아빠의 입원 후 느끼게 된 것들


1. 열이 심하게 오르는 등 응급 상황일 때는 혼자서 어떻게 하려고 하기보다 119를 부른다.


2.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늘 지금 이 순간 감사하며 잘해드리자.


3. 간단하게라도 스마트폰 사용법을 꼭 알려드리자.(퇴원하시면 가르쳐드릴 생각입니다. 이제라도...)


4. 아직도 코로나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이 참 많다. 119 대원분들, 간호사분들, 보건소 관계자분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하는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자.


5. 나와 가족들이 건강한 것만으로도 불평할 것 1도 없다. 감사하며 매일 매일을 보내자.






코로나 때문에 고생하는 분들 잘 이겨내셨으면 좋겠습니다.




p.s

1) 입원 진료비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및 관할 지역 보건소에서 진료비를 부담합니다. 지원 기간은 확진일(검체채취일)로부터 일주일이고, 이후는 본인 부담입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진료비를 지원하며, 다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부분과 코로나와 관련 없는 기저질환 치료 부분에 대해서는 환자 본인 부담입니다.

 

2) 이제 곧 퇴원을 하시는데요. 병원에 연락해봤더니 퇴원 수속에 필요한 게 퇴원복이라고 하더라고요. 입고 오셨던 옷은 입고 나가지 못한다고요. 혹시나 바이러스가 있을까 봐 그런 것 같아요. 혹시 퇴원 수속을 준비한다면 참고하세요.


#일기콘 499, 일상의 기록을 콘텐츠로 499일째 글입니다 

(* 화목에는 꼭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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