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쿨가이 - 11
2019년도 어느덧 끝나간다. 더 늦기 전에 여름 여행의 마지막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지난 이야기에서 계속.
포틀랜드. 미국 오레곤주의 최대 도시. 처음부터 알았던 사실은 아니지만 오레곤주는 세금이 없기 때문에 포틀랜드 하면 쇼핑이 떠올랐다. 세금이 없기 때문에 시애틀에 비해서 대부분이 저렴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 매력을 모두 느끼기 전에 시애틀로 돌아왔기 때문에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도시이기도 하다.
아스토리아와 캐논 비치를 거쳐 포틀랜드까지 합쳐서 총 2박 3일을 보냈다. 에어비엔비 숙소에서 아침을 간단히 해결한 후 포틀랜드로 향했다. 첫 번째 행선지는 세금이 없는 만큼 모든 것을 시애틀보다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아울렛으로 향했다. 아울렛에서 필요한 옷을 구매한 후 점심을 먹고 본격적으로 포틀랜드 시내로 향했다.
그래서 처음 향한 곳은 그 유명하다는 스텀프타운 커피. 스텀프타운 커피는 시애틀에서도 접할 수 있다. 포틀랜드에서도 여러 개의 지점이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에이스 호텔(Ace Hotel Portland)에 접해있는 곳으로 향했다.
스텀프타운 커피에서 커피를 주문한 후 에이스 호텔 로비에서 잠깐의 여유를 즐겼다. 많은 사람들이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잘 일어나질 않았다. 여행을 오면 인증샷을 남기는 유명한 곳으로 너도 나도 커피를 들고 에이스 호텔의 HOTEL 글씨가 보이도록 사진을 찍고 있었다. 물론 우리도 사진을 찍었다.
커피를 마신 후 향한 곳은 미국 최대의 서점이라는 파웰 서점(Powell's Books - Powell's City of Books)으로 향했다.
파엘 서점에는 다양한 책들이 있다. 서점 규모는 거의 한 블록 크기에 여러 층으로 구성되어있다. 거기서 각자 책을 구경하면서 약속 시간에 약속 장소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아내와 나는 책을 둘러보다가 한복이 그려져 있는 책을 발견했다. 책 제목은 파친코(Pachinko - 한국에서는 무려 두 권으로 판매한다). 인터넷을 통해서 간단하게 리뷰를 읽은 후 구입했다. 물론 구매한 지 5개월이 넘도록 읽지 않다가 이제야 읽기 시작해서 절반 정도 읽었다만. 서점을 좀 더 둘러보다가 아이들 책을 발견했다. 그중에서 아들에게 읽어줄 책을 한 권 골랐다. 약속 시간이 다 되어서 갔을 때 아이들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주신 인형을 하나씩 들고 있었다. 인형으로 행복해 보이니 다행이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파이오니어 법원 광장(Pioneer Courthouse Square). 그곳에서 딱히 할만한 것은 없었지만 아이들이 광장에서 뛰어노는 것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였다. 뛰어놀다 보니 어느덧 저녁 먹을 시간이 다가왔다. 미국 여행 기간 중에 스테이크를 한 번도 먹은 적이 없어서 세금이 없는 포틀랜드에서 스테이크를 먹기로 하였다. 주변에 그나마 평점이 괜찮았던 루스 크리스 스테이크 하우스(Ruth's Chris Steak House). 스테이크 두 개와 몇 가지 요리를 시켰는데 양이 너무 많았다. 그래도 풍족하고 맛있는 저녁 식사였다. 지나고 나서야 알았지만 체인점이더라.
다음 날, 시애틀로 돌아가기 전에 포틀랜드 국제 장미 시험 정원(International Rose Test Gargen)으로 향했다 (그 옆에 일본 정원도 있는데 시애틀도 그렇고 일본 정원은 왜 모두 요금을 받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국제 장미 시험 정원에 방문했을 때는 이미 장미 철이 조금 지난 후였다. 그래서 갖가지 장미가 있긴 하였지만 모두 만개하지 않아서 조금은 아쉬웠다.
점심으로 향한 곳은 포틀랜드 토요 마켓(Portland Saturday Market). 그곳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한 후 포틀랜드의 명물인 부두 도넛(Voodoo Doughnut)으로 향했다. 유명한 곳이지만 리뷰에 따르면 맛은 없다고 하였다. 사람 수대로 도넛을 구매한 후 근처 스텀프타운 커피점으로 향했다. 커피를 시킨 후 부두 도넛을 시식하였는데 맛있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맛이 없다고 하여서 기대치가 낮아진 상태이긴 하였지만 그 만하면 미국에서 맛본 도넛 중에서는 굉장히 맛있는 쪽에 속했다.
부두 도넛을 먹은 후에 다시 시애틀로 향했다. 돌아가는데 약 3시간이 걸렸다.
한국에서 온 가족들은 모두 만족스러운 여행을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갔다. 북적북적하던 집은 그 뒤로 한산하다. 여럿이 함께라서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나와 우리 가족을 만나기 위해서 한국에서 오신 부모님, 누나, 그리고 조카들과의 추억은 사진과 내 가슴속에 남겨졌다. 다음 만날 그 날을 기약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