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담아내기엔
너무 얇은 나의 그릇
타인의 칭찬도
타인의 질타도
쉬이 담아내지 못한다
잠시 담긴 그 찰나가
나를 깨뜨릴까 두려워
담으라고 던져진 순간에도
나는 피하기에 바쁘다
비난은
스스로를 갉아먹는 것만으로
속에서부터 차오르듯 채워지고
타인이 주는 말들은
놓쳐버린 버스를 바라보듯
망연히 서 있기만 할 뿐
끝내 담아내지 못한 채 멀어진다
이따위 것이 자기 방어라 한다면
분명 나는
'방어'라는 단어의 의미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게 틀림없다
나는 도대체
무엇을 지키고 있었을까
아니,
지킨 적이 있었을까
깨지면 다시 붙을 수 없을 거라
생각하며 담아내길 두려워한다
나는 그릇이 아니라
사람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