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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kyleap Jan 31. 2021

명상하는 삶

명상에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명상을 시작하고 나서, 내 삶은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변해갔다. 불안하던 부분은 단단해졌고, 자존감이 낮던 내가, 나를 더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었다. 내가 가장 연약할 때 나의 무기가 되어준 명상. 명상에 대해 짧게 적어본다.


명상을 시작한 것은 2017년 겨울이었다. 처음에는 직장 상사와의 마찰로 마음이 힘들어 상담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상담은 나의 상황을 선생님한테 계속 설명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어 나와 잘 맞지 않았다. (아마 내가 내향형 인간이라 ISFJ라 상담은 더 힘들지 않았었나 싶다) 이 와중에 친구의 소개로 명상을 알게 되었는데, 물론 처음엔 이게 무슨 효과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명상 어플에서 시키는 대로 따라 명상을 하면서, 명상의 매력이 알게 되었고 명상은 힘들었던 시기를 극복하게 도와주는 큰 힘이 되었다.
(명상 어플은 많이 나와있는데, 나는 '마보' 어플을 사용했다. 최근에는 유투브에서도 요가와 명상을 함께 연계하는 영상도 많아서 명상을 시작하기 더 쉬워졌다.)

지인이 추천해준 명상 유투버 숨 쉬는 고래님


명상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한 걸음 떨어져서 나의 몸과 마음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 이를 통해 과거와 미래가 아닌 현재에 집중하는 것' 정도로 표현하고 싶다. 우리는 과거에 대한 후회,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에 현재를 충만하게 살지 못하곤 한다. 또한 우리의 뇌는 본능적으로 긍정적인 것보다 고통이나 부정적인 생각들에 더 끌린다 (부정편향). 이러한 요소들은 우리의 마음을 괴롭히고 힘들게 하는데, 이를 위한 하나의 솔루션이 명상이다. 헬스장에서 몸을 단련하듯, 명상은 마음 근육을 단련시킨다.


기본적인 명상 방법은 호흡명상이다. 음식은 먹지 않아도 며칠 버틸 수 있으나, 호흡은 5분만 하지 않아도 죽는다. 호흡은 우리 생활에 필수적이지만, 우리는 호흡을 한다는 사실조차 잊고 산다. 호흡 명상의 핵심은 내가 어떻게 호흡하는지 느끼는 것이다. 호흡을 느끼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다. 예를 들면 배나 횡경막이 올라갔다 내려가는 것, 어깨가 들썩거리는 것. 따듯한 숨이 나오는 것 등. 어떤 방식으로 내가 호흡을 하는지 느껴보면서, 현재의 나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시간은 10분 내외로도 충분하며, 호흡 명상 도중 재미있는 생각이나 명상을 방해하는 생각이 들어도 괜찮다. 지금 내가 다른 생각을 한다는 것을 느끼고, 다시 호흡으로 돌아오면 된다.


다른 명상 방법은 바디 스캔 명상이다. 말 그대로 바디를 스캔 하는 것으로 잊고 있던 내 몸의 구석구석을 느껴보는 것이다. 내 눈, 내 허벅지, 내 팔, 내 엄지 발가락, 내 머리카락 등등을 하나하나 느껴보면서 나의 몸에 집중하면 된다. 어떤 의미가 있나 싶지만, 내 몸의 감각에 집중하는 것에 탁월한 효과가 있고, 나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 시간은 10분에서 20분 정도면 된다.


명상을 하다 보면, 신기하게 불안감이 줄어들고, 긴장이 줄어들는 경험을 하게 된다. 또한 명상을 통해 얻은 가장 값진 점은 삶에서 나의 역할을 주도적으로 정의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명상은 조율이 안 된 악기를 조율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과거에는 조율이 안된 악기로 무리하게 연주를 하느라 화가 나고 집중이 안됐다면, 조율을 통해 나라는 악기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다. 명상을 통해 우리는 외부 자극에 좀 더 지혜롭게 대응하게 된다.


명상은 체험/경험의 성격이 강하여, 글로만 봐서는 별 것 아닌 것 같고, 아리송한 느낌이 있다. 또한 신체 근육과 비슷하게 마음 근육도 명상으로 꾸준히 단련해야 하는 것 같다. 내 경험 상 명상으로 인해 잠깐 살만해져서 명상을 멈춰버리면 효과가 반감된다. 우리 삶의 많은 것들이 그렇듯, 명상도 꾸준히 할수록 마음 근력이 더 단련되는 셈이다.

'나는 내 감정보다 더 크고 넓은 사람이다.'


그러니 혹시 이 글을 보시고 관심이 가신다면, 유투브나 어플에서 한번씩 해보시면 좋겠다. 명상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감정 속에서 허우적대지 않고, 감정과 생각을 조절하는 법, 그리고 나에 대한 믿음이 올라가는 것이 가장 기쁜 점이다.


명상 어플 '마보'에서는(마음보기 줄임말) 호흡명상/바디스캔 명상 말고도 다양한 명상들이 많다. 각자 필요한 명상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명상 덕분에 미처 몰랐던 내 감정의 구석구석을 더 잘 알게 된다. 마치 청소 후 달라 보이는 내 방처럼.

image by @robineggp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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