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포식은 세포가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불필요한 세포 구성 성분을 스스로 파괴하는 것을 뜻한다. 우리 몸은 세포의 영양소가 결핍될 경우 독성 단백질 등을 분해해 영양분으로 재활용한다고 한다.
쉽게말해 단식斷食을 하면 발생하는 몸의 변화다. 몇시간 깔짝 단식으로는 어렵고 최소 24시간에서 48시간, 60시간 이상은 해야 발생하는 모양이다. 일부에서는 동물들이 아플 때 굶는 이유를 자기포식 개념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흥미가 생겨 단식 관련 기사와 영상들을 찾아보니 단식이 이렇게 몸에 좋은 것인지 처음 알게 되었다. '몸을 해친다'라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사실상 나쁜 점이라곤 하나 없는 듯 하다. 몸 온갖 곳의 병든 세포들이 '청소' 되며 온갖 염증 수치를 낮추고 인슐린 분비를 억제할 수 있는, 가히 대형 사우나 문짝에 붙은 '사우나의 효능' 표지에 버금가는 효과들이 있다고 한다.
혹시 유튜브 조회수를 노린 엉터리가 아닐까 싶기도 했지만, 찾아보니 과학적으로 검증된 논문도 다수 있다고 한다. 흥미로운 일 같다. 손쉽게 허기를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진화해 온 인간의 DNA가 이제와서 음식물을 먹지 않는 단식에 인센티브를 주고 있는 것이니. 잘은 모르겠지만 굶주림이 디폴트값이었던 오랜 옛날에는 그러지 않았으리라.
그런 면에서 자기포식이란 자본주의 사회의 과잉, 포만滿腹(배가 부른 상태에서 느끼는 통증)을 상징하는 현상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이번 주말 48시간 단식에 도전해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