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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트롱 Aug 04. 2018

길거리에 맹인(장님)이 많은 나라, 독일

특별히 수가 많은 것이겠나


독일에서 몇 개월 살다보면,

일상 속에서 한국과의 조그만 차이들을 느낄 때가 있다.


그 중 하나가 ‘맹인’이다.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 말이다.

독일 카셀 빌헬름 상산 공원 어딘가

독일에서는 어느 도시 어느 길거리에서든 흔하게 맹인들을 볼 수 있다.

맹인들은 막대기로 더듬더듬 땅을 짚는 것으로 앞을 가늠하며 조심스레 걸음을 옮긴다.


처음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서 맹인을 보았을 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는데,

이 도시 저 도시 돌아다니면서 독일 자체가 전반적으로 맹인들이 많구나, 하는 인식이 생겼을 정도다.

솔직히 조금 신기했다. 우리나라에서 맹인을 만나기는 별로 쉽지 않으니까.


그런데 한 번 더 생각해보자. 과연 독일은 특별히 맹인이 많은 나라일까? 우리나라에 비해 유달리 맹인 비율이 높은 것일까? 아니, 그렇진 않을 거다. 무슨 독일 사람들이 전부 확률성 유전병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닐테고 말이지.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앞 스타벅스에서

결국 ‘독일 길거리에는 맹인이 많다’는 결과를 낳은 두 나라간 차이는 크게 하나로 좁혀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바로 “맹인이 두려움없이 길거리를 걸어다닐 수 있는가”다.


우리나라라고 맹인 비율이 특별히 적을 리 없고, 독일이라고 높을 리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맹인들이 막대기를 짚고 홀로 거리를 걸어다닐 수 있을 정도의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것이다. 사람들의 인식, 도움 정도 차이도 분명 존재할 터다. 우리는 장애인에 그리 친절하지 않은 사람들이니까. 아, 오해는 말길. 어디까지나 독일에 비해서 말이니까.

펄-럭

솔직히 나도 한국에 있을 때는 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이야기다. 눈에 띄질 않으니 특별히 신경을 쓸 수도 없지. 독일에서는 계속해서 보이니까 나같은 외지인들도 관심을 갖게 되는 거고.


그러니까 독일과 한국간 차이는 별로 엄청나게 특별하진 않은 거다. 홀로 길을 걸어다니는 맹인이 종종 보이느냐 그렇지 못 하느냐. 그 정도 차이다.



아니, 이건 엄청나게 특별한 차이인가...? 그럴지도 모르지.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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