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편' - 회사(=사업주, 경영자)의 생리와 우리를 바라보는 시각
회식에 대한 법적인 해석이 어떻든, 최근 회사를 포함한 사회적 분위기가 어떻든을 따지기 전에 회식은 업무의 연장일 것입니다. 직장생활에 있어 특히나 점심식사와 같이 말 그대로 모여서 식사를 하는 회식도 중요하지만, 저녁에 술을 겸한 자리가 중요한 부분입니다.
업무나 개인 간의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자리입니다.
일반적으로 술자리라고 하면 시답지 않은 이성관계 이야기나, 남들 욕만 하는 자리로 오해하기 쉬운데, 직장 동료들과의 회식자리에서는 주로 업무 이야기를 하거나 개인적인 생활에 대한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며 도움이 될만한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사람에 대한 험담도 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서로 친밀감이 형성되기도 하고, 특히 상사와 후배와의 자리라면 서로가 그 계층에서 어떤 일들이 있고, 상사의 윗상사나 후배의 아래후배 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매우 사적인 자리라고 생각해서 업무 외적인 이야기만을 나누는 경우에도, 이 사람이 어떤 사람 고 어떤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가지고 사는지도 은연중에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주고받는 이야기 속에서 여러분이 모르던, 모를 수 있었던 정보들을 취득하게 됨은 기본일 것입니다. 보다 많은 정보를 얻고 여러분의 이야기를 하면서 좋은 조언도 얻으려면 단 둘이 하는 회식이 아닌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자리가 보다 좋으며, 항상 같은 멤버들로만 구성된 회식이 아닌 다방면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중요합니다. 회사는 현재 같은 조직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들이 자의든 타의든 언제나 다른 자리로 옮길 수 있고, 현재 다른 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이 언제 같은 조직의 동료가 될지 모릅니다. 또한 회사 조직들의 일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이런 자리를 통해 얻게된 좋은 관점에서의 인간관계나 업무적인 정보공유는, 적어도 여러분이 맡은 일처리를 함에 있어 좋은 영향을 갖게 될 것입니다. 적어도 손해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너무 오버해서 과음을 한다던지 술자리에서의 실수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기본 전제 하에서 말입니다.
회식을 통해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저녁의 술을 겸한 회식이 정규 업무시간의 효율성도 높이고, 이로 인해 우리들이 원하는 워라밸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업무 관련 회의를 주간에 할 때에 굳이 초반에 아이스브레이킹이나 서로가 오해하지 않게끔 하기 위한 농담조의 다소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회의시간에는 그야말로 그 업무에 해당하는 이야기만을 논의하거나 지시받고 바로 업무를 처리하면 될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연스럽게 형성된 인간관계 - 서로 상대방을 이용만 하려는 목적이 아닌 - 는 분명 회사나 조직 내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도 하고, 일을 할 때 서로의 방향성도 좀 더 쉽게 파악하여 쓸데없이 소모하는 비효율도 막을 수 있습니다. 특히 상사와의 자리에서 업무 이야기가 주로 이어질 경우, 주간 업무시간 중에 물어보거나 확인하지 못하는 것들도 은근슬쩍 물어봐서 자기의 생각을 전달할 수도 있고, 일 처리 방향을 같이 정해보거나 협의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다른 방안을 고려하거나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고 같은 업무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번개회식도 참석하시고, 기본적인 사항은 꼭 지키세요.
공식적인 회식자리뿐만 아니라 흔히 번개라고 말하는 회식자리에도 개인과 가정의 일정, 사정을 고려해서 일정 부분은 참석하는 것이 좋습니다.
누군가가 무언가를 말하고 싶거나, 아픔을 공유하고 싶어 번개회식을 주도한 사람의 입장에서 그 자리에 함께하는 사람들은 좋은 이미지가 생길 것입니다.
공식적이건 번개건 일단 참석한 회식자리는 1차로만 마치지 마시고 적어도 2차까지는 함께하십시오. 오늘 저녁자리를 함께하는 사람들이 매일매일 호형호제하며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아니고 업무로만 상대하던 사람이라면 1차에서는 조심스럽게 술잔을 기울이다가 - 흔히들 간을 본다고 하죠. 내가 이런 말을 해도 되는 사람인가를 살펴보는 - 2차 이후에는 조금은 더 편하게 본인들이 할 말을 하고 상대방, 즉 여러분의 말에 대해서도 본인들의 생각을 이야기할 것입니다. 만약 개인적인 사정으로 1차만 참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그 자리는 사정을 이야기하고 가지 마시고 나중에 2차 이후까지 가실 수 있는 회식에 참석하시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회식자리에서 주의하셔야 할 점은, 일단 술이 들어가므로 분위기가 무르익거나 친해졌다 싶더라도 무리한 언행은 절대 삼가야 하며, 너무 먹는 것에만 집중도 하지 마시고, 나는 마시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만 술을 권하지도 마십시오. 또한 지금 모임을 마 치고 다른 사람들과의 모임으로 옮겨가시던가, 반대로 다른 곳에 있다가 나중에 합류하는 모습도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누구누구가 참석하는가도 많이 따지지 마십시오.
물론 주간의 업무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도 힘겨운 동료가 분명히 있을 것이지만, 이럴 경우에는 회식에 참석하는 여러분의 목적을 다시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좋은 생각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려고 했던 여러분이, 오히려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사람을 피하고, 구분 짓는 사람으로 안좋은 이미지를 그리게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의식을 해도, 때로는 중간에 자리를 벗어날 수도 있고, 2차 3차 자리까지 못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항상, 같이 있던 사람에게 - 전부가 아니더라도 - 본인의 거취를 알리십시오. 말 그대로 소위 꼰대라는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인원수를 세고 있으며 여러분이 자리에 있다가 사라졌다는 것을 기억하고 오히려 역공격이나 좋지 않은 기억을 남길 것입니다. 계속되는 자리에서 여러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남은 사람들이 여러분에 대해 오해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점입니다.
시간이 여의치 않으면 여러분이 주도해서 자리를 마련해 보세요.
애초부터 술자리가 싫으실 확률도 크고, 쓸데없이 본인 시간을 허비한다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고, 육아 등 가정생활의 한 축도 담당하고 있어 시간이 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식은 직장생활에 있어 좋은 부분이라는 것을 참고하셔서 가급적 참석하시고 좋은 이야기들을 나누고, 그래서 업무 처리시간도 줄여보고 본인을 어필하는 시간을 꼭 가지십시오. 육아 등 개인적인 사정들로 모든 자리에 참석하는 것이 힘드실 것이라는 것은 100% 이상 공감합니다. 그렇다면 남편, 아내, 부모님, 아이와 사전에 상의해 서 본인이 가능한 시간에 맞추어, 먼저 나서서 그런 자리를 마련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