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선의 포부를 품고 다시 출항할 날을 기다린다.
일요일 오후 외출을 앞두고 점심때 ‘오늘의 글감’을 찾기 위해 잠시 혼자 나섰다.
주중에는 출퇴근과 집이라는 제한적인 동선 때문에 주말엔 조금 풍경을 찾는다. 평일에는 볼 수 없는 풍경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가까운 포구를 찾았다.
부산에 사는 터라 쉽게 바다를 만날 수 있고, 집에서 10분 내외면 쉽게 이런 포구를 만날 수 있는 건 어쩜 행운일지 모른다. 부산의 베네치아라고 해서 ‘부네치아’라 불리는 장림포구는 야경이 참 아름다운 곳이다.
하지만 오늘은 낮에, 그리고 아주 가까이서 사진을 여러 장 담았다.
한겨울 파도가 포악
파도에 배들이 포박
결국에 출항을 포기
마음속 어획을 포진
물결에 그리움 포함
내일은 만선의 포부
고요한 순간을 포착
정적이 흐르는 포구
한겨울,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가운데 파도가 포악하게 몰아친다. 그런 날씨 속에서 배들은 안전한 항구에 고정되어 포박당한 듯 움직이지 못한다. 이렇듯 거센 파도와 악천후에 결국 출항을 포기하게 된다.
나의 마음속에는 잊혀진 어획의 기억이 포진해 있다. 그때의 기쁨과 설렘이 아련하게 떠오르지만, 지금은 그리움만이 남아 있다. 물결은 그리움을 포함해 나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만든다.
하지만 내일이 오면, 만선의 포부를 품고 다시 출항할 날을 기다린다. 고요한 순간을 포착하며, 이 정적이 흐르는 포구에서 새로운 희망을 꿈꾼다. 겨울의 차가움 속에서도 따뜻한 내일을 그리며, 다시 바다로 나아갈 준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