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순은 무슨, 청춘이 또 하루 지나갔다》
“저 진짜 괜찮은 사람이에요.”
그는 그렇게 자신을 소개했다.
연애할 땐 배려 깊고,
상대의 감정을 잘 이해하는 편이라고.
그 말을 믿었다.
아마, 나도 그 말을 믿고 싶었을 거다.
괜찮은 사람이라는 그 말 안에
뭔가 단단한 기대를 걸었던 것 같다.
하지만 연락은 늘 제멋대로였고,
대답이 없던 날엔
“원래 나는 연락에 연연하지 않아”
라는 말로 넘겼다.
내가 조금이라도 조심스럽게 말하면
“그건 너무 예민한 거 아니야?”
“그걸로 기분이 상해?”
하는 식으로
나를 판단하고, 해석하고, 가르치려 들었다.
그가 말한 ‘괜찮은 사람’이란
결국 자기 기준 안에서만 통하는 말이었다.
상대를 이해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방식에 가까웠다.
그 만남은 이상하게 지쳤다.
별일 없는데도,
대화 후엔 마음이 축 늘어졌다.
나 혼자만 상황을 파악하고,
나 혼자만 감정을 조절하고,
나 혼자만 맞추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내가 이 관계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나를 애쓰게 만들었고,
나는 그걸 애정이라고 착각했던 것 같다.
괜찮은 사람이라는 말보다
상대를 어떻게 대하는지가 그 사람의 전부를 말해준다는 걸 조금 늦게 배웠다.
다음부터는,
내가 나다워질 수 없는 관계라면
더는 머물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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