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순은 무슨, 청춘이 또 하루 지나갔다》
그 사람을 싫어하지 않았다.
오히려 꽤 괜찮다고 생각했다.
말도 잘 통했고,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고,
서로의 관심사도 조금은 닮아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내 마음은 점점 조급해졌다.
나는 조금 빠르게 다가가고 있었고,
그는 아주 느긋하게 걸어오고 있었다.
그 속도의 차이는
서운함이 되고, 불안이 되고,
결국엔
내가 혼자 너무 많이 움직인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
좋아하는 마음보다 더 중요한 건
같은 속도로 걸을 수 있는가였다.
나는 앞서가면서 자꾸 뒤를 돌아봤고,
그는 따라오지도,
제대로 멈추지도 않은 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어쩌면
그 사람은 나를 마음에 들어 했지만
서두르고 싶진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천천히 오는 사람을 기다릴 만큼
마음에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상대가 나쁜 것도, 내가 틀린 것도 아니었다.
단지, 속도가 맞지 않았을 뿐.
함께 걷는다는 건
서로의 보폭을 맞추는 일이니까.
한쪽이 자꾸 발을 맞춰야 한다면
그 길은 결국
둘 중 하나만 지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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