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론_플라톤
하나도 나처럼 이 세상에 떨어져 있다가 팔이 레고처럼 변한 게 분명해.
게임 세상에 완전히 흡수되기 전에 하나를 구해서 빠져나가야 할 텐데...
동하 : 플라톤 선생님! 선생님이 지도자라니... 대박!
플라톤 : 허허. 그래. 숲에 새로운 철학자가 나타났단 소식은 들었다만 그게 너일 줄은 몰랐다. 초등학생이 아주 대단한걸? 게다가 아이템을 보니, 탈레스의 물항아리, 주근깨 카드, 비판의 검, 변증법을 쓸 수 있는 변화의 불꽃과 생각의 지도까지 얻었더구나.
동하 : 네. 빨리 레벨업을 해야 집으로 갈 수 있을 테니까요. 헤라클레이토스의 변화의 불꽃과 파르메니데스의 세계는 불변한다를 합친 게 바로 플라톤 선생님이라고 생각의 지도를 통해 깨달았어요. 그래서 선생님을 찾아뵙고 레벨업을 해서 집으로 돌아가려 했는데... 하나가 미토스에 납치돼서... 흑흑.
플라톤 : 음. 그러고 보니 내 생각이 헤라클레이토스와 파르메니데스를 합친 것이라 볼 수 있겠군. 지금 눈에 보이는 세상은 변화하지만, 이데아의 세계는 불변하니까 말이야.
동하 : 그런데... 선생님이 진짜 이 게임 세상의 지도자세요? 저 못된 MSG 군단이 선생님의 부하이고요? 선생님은 진짜로 생각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탈출 못하게 하려는 거예요? 훌륭한 철학자인데 왜 이런 이상한 나라를 만드신 거죠?
플라톤 : 어허. 질문이 많구나.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단다. 나처럼 뛰어난 철학자가 다스리는 세상이니 아주 좋은 나라라고 할 수 있지.
동하 : 철학자가 지도자나 대통령이 되어야 좋은 나라다...라는 게 선생님의 주장이시군요. 그럼 그 근거를 말해서 깨달음을 주세요. 만약 근거가 이상할 경우엔 바로 비판을 할 테니까요.
플라톤 : 호오. 주근깨 카드를 발동하고 비판의 검까지 사용하겠다니 생각법을 제대로 배웠구나. 좋다. 그럼, 내가 너를 처음 만날 때 해줬던 동굴의 비유와 이데아의 세계를 기억하니?
동하 : 물론이죠. 동굴에서 그림자만 본 사람은 동굴 속 세상을 진짜 세상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동굴 밖의 세상이 진짜 세상, 즉 이데아의 세계라고 하셨어요.
플라톤 : 그렇지. 세상 사람들은 대부분 동굴에 사는 사람들과 같아. 자기의 눈으로 본 게 전부이고 진짜라고 생각하지. 지도자는 일반 국민들보다 특별해야 해. 생각과 이성의 눈으로 세상 너머의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하지. 파르메니데스나 나처럼 동굴 밖에 나와 진짜 세계를 볼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돼야 한단 말씀이야. 왜냐하면 진짜와 가짜, 세상과 이데아를 구분할 수 있는 생각의 힘을 가진 사람이어야 현명한 판단을 내려 국민을 잘 살게 해 줄 테니까 말이다.
동하 : 지도자는 똑똑하고 지혜로워야 한다는 건 맞는 말씀 같아요. 하지만 세상에 그런 사람은 아주 적을 거예요. 또 아무리 훌륭하고 생각이 깊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사람이기 때문에 잘못된 판단을 내리거나 자기 욕심을 위해서 잘못된 결정을 할 수도 있을 테고요.
플라톤 : 음. 소수의 특별하고 선택된 사람만 지도자가 되는 건 문제라는 비판이로군.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은 나라가 되겠니?
동하 : 그... 그건... 똑똑한 한 사람보다는 민주주의가 좋다고 생각해요. 책에 나와요. 민주주의는 모두가 주인이 되는 나라라고 학교에서 배웠어요. 지도자를 뽑거나 나라의 중요한 결정은 모두가 주인이 돼서 서로의 지혜를 합치거나 투표로 결정하면 되니까 공평하고 지혜롭지요.
이건 비판의 검을 넣는 장단의 칼집이다.
이 칼집에 비판의 검을 넣고 다니면 비판의 검 능력치가 두배로 상승하지.
게임에서 지면 내 후계자가 돼서 이 세상을 다스려야 한다. MSG 군단에게 철학자를 찾아다니라 명령한 것도 생각을 못하게 하려는 게 아니라, 후계자를 찾기 위함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