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찮고 서투른 사랑이었다
일기를 적지 않던 평범한 일상에 네가 들어왔다
나는 너를 표현할 필요가 있고
그것이 식상하지 않도록 노력을 하고는 했다
너는 그냥 우리면 된다고 하였지만
나는 무언가 조금씩만 더 특별하고 싶었다
우리라는 표현 안에 가두어둔 우리가 싫었기도 하다
스스로를 잘 모르는 나에게 너라는 존재는 보다 큰 의문이었다
파문은 항상 저 멀리까지 갔다가 안부를 타고 되돌아왔다
때로는 나를 궁금해하지 않는 네가 섭섭하기도 하였다
서운함을 한 줄 남기려 오래된 일기장을 꺼냈다
겸사겸사 사랑을 하는 법을 일기장에 물었더니
밥 잘 먹고 똥이나 잘 싸라 하였다
그래서 나는 잠든 네 손을 붙잡고 기도하였다
"이 사람이 밥 잘 먹고 또 잘 싸게 해 주세요."
남을 위한 기도는 이게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