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여든둘
가을에
설애
단풍나무 그림자가
가을 볕에
빨갛게 물드는
은행나무 그림자가
서늘한 바람에
노랗게 날리고
신갈나무 그림자가
높은 하늘 아래
황갈색으로 저무는
그림자는 두꺼워지고,
홀로 겨울 앞에 멈춰서
쓸쓸해지는 나무.
단풍처럼 물들고
낙엽처럼 떨어져
나뒹구는 마음
누가 주워 곱게 책에 꽂아쥤으면.
가을이라고
마음이 나뒹구르려고 합니다.
그 마음 잘 잡아서
책읽기로, 글쓰기로 몰입해보고자 합니다.
그래서
홍시처럼 예쁘게 익어보고 싶습니다.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