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옛 마을을 지나며

시 백사십팔

by 설애

옛 마을을 지나며


김남주


찬 서리

나무 끝을 나는 까치를 위해

홍시 하나 남겨둘 줄 아는

조선의 마음이여.


가을에 산을 오르면 발 밑에 도토리가 많이 떨어져 줍다보면 까만 봉지 하나 금새 채웁니다. 아이들과 성묘하고 오르내리던 길에 도토리가 참 많았어요. 저는 줍는 재미일 뿐, 도로 놓고 오라고 합니다. 산에 사는 청솔모, 멧돼지, 꿩, 고라니가 겨울을 나려면, 배고파서 산을 내려오는 일이 없으려면 산에도 먹거리가 필요합니다.


높은 곳에 감 몇 개는 새들을 위한 것입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고자 했던 조상의 지혜로, 길조인 까치를 위해 남겨두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공존하기 위한
작은 실천을 행하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