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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몽 Jun 10. 2020

아들을 위한 시

공감과 배려를 아는 어른으로 자라나렴


딸을 위한 시

                     마종하


한 시인이 어린 딸에게 말했다.
착한 사람도, 공부 잘하는 사람도 다 말고
관찰을 잘하는 사람이 되라고.
겨울 창가의 양파는 어떻게 뿌리를 내리며
사람들은 언제 웃고, 언제 우는지를.
오늘은 학교에 가서
도시락을 안 싸온 아이가 누구인지 살펴서
함께 나누어 먹으라고.

- 《활주로가 있는 밤》 (문학동네, 1999) -




나에게는 존재만으로도 감사한 두 아들이 있다.

나의 DNA가 생명으로 잉태되었지만,

다름과 같음으로 부모인 나와 공집합과 교집합을 이뤄낸다. 아이들의 자라남에 배우며 반성한다. 내 심장 한 조각이기 이전에 온전한 객체로 성장통의 한 중심에 서있다.

아끼는 마음이야 세상 그 어떤 부모의 이와 다를까?

그러나 감히 나는 바람 한다.

착하거나 척하지 아니하기를.

자신을 넘어 밖을 바라보며 손 내밀고 올바르게 품어내는

그런 어른으로 자라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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