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같은 음식을 팔아도 객단가 120%로 만든 남자

당장 써 먹을 수 있는 소상공인 마케팅 팁

by 최팔룡

현장에서 음식을 직접 만들고 물건을 팔아보신 분들이 홍보, 마케팅 방법을 가장 잘 아실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음식을 정성스럽게 만들어서 고객의 마음을 얻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마케팅은 일종의 꼼수다. 경영을 하는 관점에서 장사를 하시는 분들은 홍보와 마케팅은 별도의 영역이라 생각하고 따로 챙긴다. 당연히 홍보 마케팅 따로 챙긴 분들이 승리한다.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은 근본적으로 홍보 마케팅 따로 챙기기 어렵다. 당장 내가 몸을 움직여서 배송을 해야 하고 조리를 해야 한다. 어떤 전략으로 물건을 팔아야하는지 고민할 여유가 부족하다. 원론적이고 복잡한 전략을 짜고 들어갈 여지도 없다. 그저 현재의 상황에 맞는 팁을 적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몸으로 느끼고 결과를 체감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지금 당장 우리 가게에 적용할만한 팁을 찾아보자.


√ 음식점 객단가를 당장 1.2배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메뉴를 새로 개발하지 않아도 된다. 바로 세트메뉴로 공략하는 것이다. 며칠 전에 컨설팅을 해 드린 분식점 사장님이 그랬다. 그냥 학교 앞 분식은 아니고 나름 웰빙 분식이었는데 모두 개별 메뉴만 팔고 있었다. 만두·떡볶이 4,000원, 사이다 1,500원 이렇게 팔았었다. 이렇게 팔면 소식하는 여학생들은 만두 1인분, 떡볶이 1인분 시켜먹고 나와버린다. 만두·사이다 세트, 떡볶이·사이다 세트를 빨리 만들어보자고 했다. 세트 메뉴 가격은 5,000으로 했다. 사이다 가격을 500원 깎아준 것 같지만 객단가를 20% 이상 올려주는 효과가 발생한다.

사이다 마실 생각이 없었던 사람도 세트메뉴로 해서 싸게 해 놓은 게 금방 눈에 띄면 주문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로 팔면 사이다 매출은 크지 않은데 세트로 만들어 놓으면 확실히 싸다는 생각에 많이 주문을 한다. 세트로도 팔고 단품으로도 파니까 매출은 확실히 오른다. 음식 자체에 대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는데도 이런 것이 가능하다. 이런 것이야 다들 아는 방법이지만 막상 우리 가게에 적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한다. 꼭 프랜차이즈 가게에나 할 수 있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고객의 선택권도 넓혀주고 객단가도 높이는 방법이 있다면 당장 적용해봐야 하지 않을까?


√ SNS, 해시태그 적용해서 포스팅을 해주면 캔 콜라 하나를 증정하는 방식은 널리 활용되고 있다. 문제는 테이블 당 1개씩만 주는 것으로 대부분의 가게가 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콜라를 주는 것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의 홍보효과를 보기 위함인데 점주들은 가끔 이런 것을 우수고객 증정품으로 이해를 한다. 콜라는 증정품의 성격이 아니라 홍보 대행의 댓가에 해당한다. 그러니 테이블 당 1개가 아니라 고객 당 1개도 괜찮다. 그게 너무 과하다 싶으면 구매금액에 비례하여 콜라를 줘도 된다. 어차피 여러 명이 오면 금액이 늘어나므로 고객 당 1개는 나쁘지 않다.

예전 오프라인에서 전단지를 뿌렸다면 요즘은 인스타그램이 전단지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캔 콜라 매입 가격이 500원이라 치고 포스팅 1건당 포스팅 노출이 최소 10명이라 본다면 전단지 1장에 50원 가격으로 뿌렸다고 생각하면 정확하다. 이런 활동을 열심히 하는 고객들은 대부분 팔로워가 100명 이상은 된다. 10%만 포스팅을 본다고 해도 10명은 노출되는 셈이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콜라를 증정하자. 콜라는 증정품이 아니라 포스팅이라는 용역의 댓가다. 엄밀하게 말하면 고객에게 업무를 분담한 것이 되겠지만 이 글에서 이런 것까지 후벼 팔 필요는 없다.

√ 정명(正名)이라는 것이 세상 일의 시작과 끝이라고 하는 우리 사장님들은 이름을 제대로 붙이고 있는지 모르겠다. 참숯 마스크팩이라고 하는 것과 폭탄수분 마스크팩이라고 쓰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 피부과에서 SU-310 주사라고 하는 것과 신데렐라 주사라고 이름을 붙여 파는 것은 효과가 어느 정도 차이가 날까. 빨간 색이 아니라 극강 레드라고 쓰는 것은 또 어떨까. 이름만 바꿔서 써도 고객의 이미지에는 큰 변화가 생긴다.
당장 우리 가게의 메뉴판을 살펴보자. 고객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언어가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 따져본다. 요점은 상품의 이름에 느낌이나 감정이 들어가 있느냐이다.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감정은 예전에 촌스럽게 느껴졌지만 요즘은 사람들은 그런 것에 끌린다. 마약김밥 같은 이름은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이름이었다. 입에도 올려서는 안 될 불경스러운 것을 내가 파는 물건의 이름으로 쓰다니. 그렇지만 요즘은 이게 대세다. 동대문 광장시장에서 시작된 마약김밥의 열풍은 전국을 휩쓸었고 요즘은 이것이 하나의 아이템으로 굳어졌다. 촌스러워도 괜찮다. 민망해도 괜찮다. 마구 자극적인 이름을 써 붙여라. 품질에 자신이 있다면 점잖게 파는 것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 고객의 관심을 일단 끌어야 성공하든 말든 할 것 아닌가.


√ 테이블세팅지와 같은 아이템을 적극 활용하여 큰 비용을 들이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방법도 추천한다. 안 그래도 요즘 코로나 때문에 다른 사람이 머문 자리를 꺼리는 사람이 많다. 점주가 테이블을 깨끗하게 닦았는지 의심하는 사람도 꽤 있다. 우리 가게의 로고와 상호, 메뉴를 포함하여 세팅지를 만들어보자. 고급 음식점에서만 이런 것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크게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세팅지를 사용하면 메뉴 안내도 빠르고 점포 이미지도 강하게 전달된다. 위생 문제는 덤이다. 비용은? 크게 들지 않는다.

하남시에서는 올해 관내 음식점에 세팅지 20만 장을 배부했다. 물론 하남시 홍보물에서는 지자체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책정보든 판매정보든 마케팅 효과는 분명하다. 테이블에 앉아서 스마트폰만 보던 고객들에게 멋진 전단지를 깔아주고 읽게 하는 것이다. 밖에서 뿌리던 전단지 10장보다 낫다. 점포 이미지가 고급져 보인다. 가격을 조금씩 올려도 될 것 같다.


필자는 유튜브에 ‘소상공인 알짜 팁’이라는 콘텐츠로 동영상 게시물을 준비 중이다. 현장 컨설팅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유튜브 매체처럼 눈으로 보는 동영상 자료는 시청자들에게 직관적으로 쉽게 이해되는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추상적이고 원리적인 것을 전달하기는 어렵다. 이 글에서 전해드리는 팁도 마찬가지다. 구체적이 내용들을 알려드리는 것이기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상당수 소상공인의 점포와는 무관한 내용이 된다. 그러므로 소상공인 마케팅도 원리를 알고 이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큰 도움이 된다.

코로나 때문에 장사가 안 된다고 낙심해있을 시간이 없다. 올 한 해는 벌써 3/4이 지나갔고 이제 결실을 거두어야 할 시기다. 이 글과 유튜브 ‘소상공인 알짜 팁’ 채널에 나오는 마케팅 팁을 직접 실천해보기 바란다. 광고비 써서 대량 홍보할 것 아니라면 소상공인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팁부터 지금 시작해보자.


TIP!

1. 세트메뉴 판매? 맥도날드에서만 하는 것 아니다. 우리 가게에서 당장 해보고 객단가 20% 높여보자.

2. 캔 콜라, 테이블 당 1개가 아니라 고객 당 1개 씩 증정해보자.

3. 건조하고 전통적인 상품명 대신 감정이 듬뿍 담겨 과격한 이름의 상품을 개발하자.

4. 테이블세팅지를 준비하여 우리 가게를 고급진 가게로 업그레이드하자.

keyword
이전 17화우리 가게 홍보 내 손으로 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