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꾼의 집밥 09
새우 파스타가 뭐 별거 있나, 새우 넣고 만든 파스타지.
토마토, 바질, 새우. 그게 답니다.
파스타를 자주 해 먹는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마트에서 장 볼거리를 쭉 둘러보면 양식 6 한식 4 정도의 메뉴 구성이 짜인다.
아무래도 이런 거 해 먹으면 설거지할 게 많아지다 보니 식욕이 게으름을 이길 때만 해 먹는다.
물론 식욕이 자주 이기는 편이다.
정리하려고 보니 조리 과정 사진을 찍질 않았다. 포스팅이 불친절한 느낌이다.
생각해보니 원래부터 친절한 포스팅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냥 올려보기로 했다.
이번 새우 또한 코스트코 출신이다. 집 앞에 코스트코가 있다 보니 웬만큼 자주 먹는 메인 재료는 거의 코스트코에서 사 와서 냉동 해 두고 사용한다. 근근이 올라올 삼겹살 요리나 기타 요리도 코스트코 출신 삼겹살이 활약한다.
그런 김에 재료부터 한번 보면 좋을 것 같다.
3색 방울토마토를 한창 팔길래 궁금해서 사 왔다. 딱히 특별한 맛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맛있는 토마토는 엄마가 사 온 대추 토마토다.
조리 과정이 없으므로 재료에 대한 설명은 친절해진다. 친절 보존의 법칙이다.
내가 올린 글을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저 표를 해석 못할 리가 없다.
크게 구분하자면 파스타를 하기 위해 세 가지를 조리해야 한다.
토마토소스, 살사, 바질 페스토.
살사는 남겨두고 스테이크용으로 먹기도 하지만, 이번엔 만들어서 절반은 소스 만들 때 쓰고, 절반은 파스타를 섞을 때 넣고 살짝 익힐 예정이다.
살사를 만들 땐 그냥 예쁘게 썰어서 잘 섞어주면 된다.
이번엔 끓일 것 이기도 하고, 껍질 벗긴 토마토는 뭉그러지므로 엄청 조심히 썰 필요까진 없다.
바질 페스토는 전에 한번 올렸다.
https://brunch.co.kr/@sobeggun/17
페스토를 만들고 남은 이파리는 얇게 썰어준다. 마지막에 섞어주면 더 맛있는 향이 난다.
건면 중에 즐겨먹는 게 있다면 페투치니나 링귀니 되시겠다. 특히 링귀니는 강한 탄수화물 맛과 식감 덕분에 해산물의 단맛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기에, 웬만하면 집에 스파게티보단 링귀니를 가지고 있다.
소스를 끓일 때 거기에 새우를 넣고 같이 끓여줬다. 월계수 잎도 들어갔다.
물론 새우를 오래 끓이진 않지만, 새우 파스타에 넣을 소스에 새우를 넣고 끓이면 소스의 향에 새우 단 향이 들어가서 파스타 자체의 풍미가 강해진다.
토마토 껍질 벗기는 법은 진짜 친절한 분들이 엄청 자세히 설명해준 영상이 많다.
기왕 벗긴 김에 다른 것 하는 동안 설탕과 레몬주스를 살짝 뿌려놓고 방치해두면 살짝 쫄깃해진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파스타 쿠킹을 마무리할 때 섞으면 재밌는 식감을 가진 토마토를 중간에 씹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파스타 조리 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두 가지 있다면 향과 간이다. 재료를 살펴보면 향이 많은 재료를 많이 사용하는데, 가급적 살릴 수 있는 방법으로 재료를 사용한다.
굳이 간을 꼽은 이유는 재료마다 간을 해줘야 입 안에서 재료들이 따로 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나 파스타처럼 입안에서 섞이는 음식들은 면과 재료의 간이 다르면 이질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재료마다 간을 10중 7할 정도로 맞추면 좋다.
마지막에 재료를 전부 투하할 땐 섞어보자의 느낌에 가깝다. 다 넣고 다시 조리한단 느낌이게 되면 예상보다 조리가 더 진행된 상태로 먹게 될 때가 많다. 웬만하면 3분 안에 불에서 뺀단 생각으로 계산해두면 좋다.
따란
조리과정을 찍지 않아 설명이 무색하지만, 이 파스타는 오일 페스토 파스타다.
그러니까 페스토/오일이 기본이고, 거기에 토마토소스를 살짝 얹어 먹는 음식인 거다.
우리가 소렌토에서 먹던 토마토 스파게티랑은 다르다. 실망했다면 미안하다.
해산물 오일 파스타를 먹고 싶을 때 찾게 되는 맛은 허브와 마늘향을 올려놓고 뒷맛이 매콤하면서 달큼하고, 탄수화물 맛이 입안에서 가득 느껴지는 맛이다. 이 모든 게 충족되면서 토마토의 감칠맛이 가득 채워주니 맛이 없을 리가 없다. 기회가 닿을 때마다 해 먹고 싶어 진다.
이탈리아 해변가 레스토랑의 향수를 느끼게 해 준다. 물론 가본 적은 없다.
멤버십으로 내는 비용이 얼만지 아나? 뽕을 뽑아야 한다. 아직 멀었다.
코스트코 옆에 이마트가 있다. 그렇다. 앵겔 계수의 동네에 산다.
가끔 장 보러 가는 내 모습을 보면 커맨드 센터로 복귀하는 SCV 같다.
미네랄 캐듯이 돈을 가져다 바친다.
그렇다. 마치 겔포스 선전처럼 초조했던 마음속이 개운해진다.
중요한 일이다. 나는 네이티브다 라고 이미지 트레이닝해야 한다.
나는 종갓집 며느리다 생각할 때랑 나는 프로게이머다 생각할 때랑 어느 쪽이 더 김치찌개를 맛있게 끓일 것 같은지 생각해봐라. 답이 나온다. 답은 비비고 김치가 진짜 맛있다. 알고 있나? 풍부한 맛을 사 먹어라.
진짜 맛있다.
다음은 감자칩과 닭볶음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