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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사회복지사 Oct 20. 2022

아이를 키우면서 비로소 알게 된 것들

임신부터 준비하기

임신을 계획하고 준비한다고 해서 생각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아이는 어느 날 갑자기 바람처럼, 운명같이 불쑥 찾아오는 선물과도 같다. 하지만 임신을 준비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차이가 있다. 마음가짐부터 다르다. 부모가 되기 위해 몸과 마음을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건강한 임신과 출산은 엄마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남편도 아내 못지않게 준비하고 노력해야 한다. 성병 검사, 정자 검사는 물론이고, 건강한 정자를 만들기 위해 평소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식단 관리, 운동과 함께 영양제까지 꼼꼼하게 챙겨 먹어야 한다.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아내를 배려해야 한다.   

  

지금 생각하면 준비 없이 아이를 가졌다. 아내만 몸을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다. 아내가 임신 전 금주와 운동을 권했는데도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만약 첫째를 가지기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건강한 몸을 위해 운동하고 술을 먹지 않겠다. 영양제도 챙겨 먹으리라. 임신과 출산은 아내와 함께 준비해야 한다.     


태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태아는 엄마 뱃속에서 열 달을 보내면서 지능과 감성을 키운다고 한다. 뇌 발달을 돕는 태교가 열풍인 이유다. 대화는 좌뇌와 우뇌 골고루 발달시킨다. 태아는 남자 목소리를 더 잘 듣기 때문에 남편이 태교에 앞장서야 한다. 일상적인 대화로 자주 목소리를 들려주자. 노래를 부르고 책을 읽어주면서 태아와 교감하자. 아이와의 첫 관계는 태교에서 시작한다.


아이를 갖기 전 충분한 부부의 시간 갖기  

만약 첫째가 태어나기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신혼 기간을 충분히 가지겠다. 사실상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둘만의 시간을 갖기 어렵다. 지금도 신혼을 충분히 보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 아내와 여행 다니고 같은 취미 생활도 해보고 싶다. 신혼에만 할 수 있는 것들을 하지 못해서 지금도 아쉽다. 언제 단둘이 커피숍에 갔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다. 영화는 또 언제 봤는지.  

    

세 살까진 무조건으로 사랑하기

아이를 키워보니 세 살까지 무조건으로 사랑해야 한다. 아이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가슴 벅차다. 자식은 눈에 넣어도 안 아프다. 탯줄을 자르던 순간을 떠올리면 감동이다. 건강하게 태어나준 것만으로 감사했고 또 감사했다. 무조건 사랑해야 할 시기다. 존재 자체로 사랑이 샘솟으니 제발, 세 살 때까지만이라도 무조건 사랑하라. 더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자주 속삭이자. 어떻게든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아이의 무의식 속에 ‘엄마, 아빠는 나를 사랑하고 있구나!’를 느끼게 하자.    

 

네다섯 살부터 인간다움 기르기

아이들이 네다섯 살이 되면 가지고 싶은 것도 원하는 것도 많아진다. 아이와의 힘겨루기가 시작된다. 뭐든 스스로 하기를 원하고 자기가 주도해야 직성이 풀린다. 부모의 말을 안 듣는 이유다. 세 살까지 사랑만으로 충분했다면 네다섯 살부터는 제한 두기가 필요하다. 그쯤 아이들은 자기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쉽게 짜증 내고 화내거나 소리 지르기 시작했다. 부모가 적절하게 반응하지 않으면 심한 생떼 부리거나 심지어 공격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뭐든지 해주거나 아이 멋대로 하게 내버려 두면 버릇없이 크게 된다. 사랑으로 인간다움을 가르칠 때다. 


아이를 통해 과거의 나와 마주하기

두 아들을 보면 나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의 나의 어린 시절을 마주한 느낌이다. 가끔 두 아들을 보면서 미해결 된 마음의 상처인 내면 아이에게 말을 걸기도 한다. 어린 시절 상처가 위로됐다. 아무 말 없이 아이들을 안고 있으면 치유되듯 마음이 편해진다. 가끔 마음이 지치거나 힘들 때 퇴근하고 두 아들을 꼭 안는다. 내면 아이는 과거의 나와의 스킨십을 통해 치유됨을 두 아들 덕에 배웠다.


과거의 부모의 실수를 이해하기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님을 이해하게 됐다. "왜 그랬을까"에서 "그럴 수밖에 없었구나!"로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는 누구도 완벽하지 않음을 깨닫는다. 가끔 아이들에게 어린 시절 아버지의 모습처럼 힘으로 완력을 쓸 때마다 “아빠처럼 살지 않을 거야!”라고 말했던 과거의 나와 마주한다. 솔직히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아이는 나와 부모님과의 연결고리라는 것을 깨닫는다. 부모님의 실수를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부모님의 실수를 이해하고 수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사랑의 또 다른 얼굴책임지기

친구들과 통금시간에 얽매지 않고 새벽 늦게까지 놀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육퇴 후 마시는 맥주 한 캔이 전부다. 그마저도 피곤해서 아이를 재우다가 잠들고 만다. 매주 토요일마다 혼자 배낭을 메고 등산하고 싶지만, 현실은 아이들과 동물원 가야 한다. 결혼하고 아이가 태어나면 하고 싶은 것들이 대개 가족의 공동 욕구로 대체되거나 맞춰진다. 당장 하고 싶은 일을 미뤄야 한다. 가족의 공동 욕구에 맞추자. 아이와 가정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으면 뒤죽박죽 된다. 못하는 일에 미련 두지 말자. 


아이는 부모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다리     

 “아빠 첫째 임신했어요.”

 “잘했다. 축하한다!”    


평소 무뚝뚝한 아버지는 첫째 임신 소식을 듣고 누구보다 기뻐하셨다. 환하게 웃던 아버지가 어색할 정도였다. 아이들을 부모님 댁에 데려가면 냉랭한 집에 아이들로 웃음꽃이 핀다. 그동안 대화가 없고 어색하기만 했던 집안 분위기가 결혼과 아이로 확 달라졌다. 뭔지 모를 긴장감이 사르르 녹았다. 비록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지만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진다. 아이는 부모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존재 그 이상이다. 아이들을 위해서 아버지도 나도 잘 지내려고 애쓰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육아는 아이와 함께 성장하기     

부모는 처음이라 누구나 실수하기 마련이다. 아무리 신통방통한 육아 관련 책으로 작심 공부하더라도 이론과 현실 육아는 차원이 다르다. 분명한 것은 실수를 반복하면서 아이와 함께 자란다는 것이다. 그사이 나만의 육아법을 터득하면 득도한 거나 마찬가지다. 아이들과 함께 하루가 다르게 콩시루에 콩이 자라듯 매일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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