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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톡소다 Oct 12. 2024

11화, 힘든 순간에도 잊지 않는 지금의 행복

행복을 미루지 마세요.

 눈사람이 되고 싶었던 눈은 녹아 없어지겠지만, 지금 이 순간을 행복으로 기억하겠죠.


한때는 아이의 할머니(전 시어머님)에게 잘 보이고 싶어 노력했던 시절이 있었다.

잘 보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미움받는 것이 슬펐다.

성당에 나가서 세례를 받으라고 하는 말을 거절하기가 어려워서, 미움받기 싫어서, 잘 지내고 싶어 세례를 받고 믿어보려 노력했었다. 그래도 안되면 그때 다시 이야기하자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어디 종교가 노력으로 되는 것인가?

세례를 받은 이후에도 아이의 할머니는 매주 성당에 다녀왔는지 물었다.

나는 그 물음에 숨이 턱 막혔다.

고민 끝에 성당에 계속 다니기 어렵다고, 나중에 믿음이 생기면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믿음이 있는 남편도 성당에 나가지 않는데, 믿음이 없는 나는 성당에 나가는 것이 어렵다고 했다.

아이의 할머니는 "네가 성당에 나가면 남편도 너를 따라 성당에 나갈 거라고... 이럴 거면 왜 다닌다고 했냐"며 나에게 화를 내었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을까? 

속상하고 화가 난 나는, 어머님이 절에 다니셨다면 절에 갔을 것이고, 교회를 다니셨다면 교회에 갔을 것이라고 했다. 며느리는 종교의 자유도 없냐고 말하며 관계는 냉랭해져 갔다.


미움받고 싶지 않을수록 갑과 을의 관계처럼 흘러갔다.

나에게 “야!”, “너!”라고 말하며 그래도 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 행동하였고, 우리 부모님을 지칭할 때도 사돈 댁이 아닌, “너희 엄마”라고 했다.

이것은 전남편에게도 영향을 주어, 그 또한 당연하게 나를 하대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알고 있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 아등바등, 전전긍긍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이유 없이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굳이 나를 좋아할 이유도 없다.

이제는 나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에너지를 쏟지 않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집중한다.


이혼을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혼 후의 삶에 대해, 이혼녀로 살아갈 삶에 대해 미리 겁을 먹고 두려워했던 적이 있었다. 미움을 받는 것을 두려워했던 것처럼...

이혼이 나의 현실이 될지 누가 짐작했겠는가.

이혼을 하면 삶이 크게 달라질 것 같았지만, 결과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이혼 과정을 통해 책을 좋아하게 되었고, 나와 같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그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어졌다.

이혼하지 않았다면 꿈을 꿀 수도 없었을 것이고, 글도 쓰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은 꿈을 꿀 수 있고, 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이 정말 행복하다.


행복은 매일의 작은 순간들 속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그 작은 행복들이 쌓여 원하는 삶을 만들어 나가는 원동력이 된다.


삶이라는 여정 속에서 때로는 힘든 순간들이 있더라도,
나는 곁에 있는 지금의 행복을 찾아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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