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밥을 한 끼 잘 안먹으면
그 날 엄마의 컨디션은 밑바닥을 친다.
열과 성을 다해 만든 이유식을
아이가 '먹뱉' 하는 순간
엄마는 이 세상에 아무짝에 쓸모없는 사람이 된 듯 하다.
그러다 아기가 다음 한끼를 맛있게 잘 먹으면
엄마는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사람이 된다.
'밥만 잘 먹으면 소원이 없겠다.'
'잠만 잘 자면 소원이 없겠다.'
'기저귀만 떼면 얼마나 편해질까.'
'언제쯤 카시트에 혼자 앉을까.'
'언제쯤 혼자 잠을 잘까.'
이것만 해결되면 좋겠다고 했던 것들이 해결되면
그 다음 단계의 고민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캐나다에서 이렇게 표현하더라.
"각 단계마다 다른 '기저귀'가 있지."
아이가 5살이 된 지금
많은 기저귀들이 있었고
현재 기저귀들도 진행형이다.
중요한것은,
언젠가 아이의 그 '기저귀' 고민은 해결되는 날이 오고
그 시기는 생각보다 길지 않다는 것이다.
이것 하나만 해결되면 살 수있겠다고 생각했던
밥 고민, 잠 고민..
나를 옭아메던 그 모든 고민들이
다 지나가더라
지나고 보니
밤을 세운 고민들조차
아무것도 아니었더라.
중요한 건 기저귀가 아니었다.
기저귀를 갈아 줄 때
아이의 눈을 한번 보고 더 웃어주고
말캉망캉한 살 한번 더 만져보며 이뻐해주고
사랑한다는 말 한번 더 해주는 것이
아이를 행복한 세상에 살게 해주는 것이었더라.
아이의 엄마만이 누릴 수 있는 고민
아이의 엄마이기에 갈 수 있는 기저귀를
오롯이 받아들이고 즐겨보자.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