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말을 하고 있는데
듣는 사람은 없다
텅 빈 무대에 혼자 1인극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 아기, 맘마 줄까?"
"우리 아기, 기분이 좋아요?"
"이거 엄마 하나 줄거에요?"
"엄마 여기 아야 했어."
이 혼잣말은 언제까지 계속 될지 의문스럽던 어느 날,
"어, 귤 떨어졌네. 엄마 귤 좀 주워줄 수 있어?"
무심코 하던대로 혼잣말을 하고 있었는데
아이가 나를 한번 보더니,
떨어진 귤을 한번 바라본다.
나를 다시 한번 보더니
뒤뚱뒤뚱
흔들흔들
떨어진 귤을 꼬옥 거머쥔다.
그러고는 힘껏 나에게 내민다.
귤 하나 받는 일이
이렇게 감격스러울 일인가..
무심코 했던 말들조차
하나도 놓치지 않고
언젠가는 알아들이라 다짐하며
꼭꼭 머리속에 넣었나보다.
어쩜 이렇게 부족한 부모라는 사람에게
무기력하게 태어나서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기회를 주는지
이렇게 귤 하나의 큰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지..
매 순간 순간 놀라운 세상을 안겨주는지..
나는 귤을 꼭 쥐고 내민 너의 그 손을
잊지 못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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