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들을 나에게 물어보았다. 그런데 그분들은 나에게 한 번씩만 물어보는 것이지만 나는 계속해서 자주 여러 사람들에게 듣게 되니 정말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가 없었다. 근데 이게 나만 받는 스트레스인지 알았는데 남편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날 남편이 회식을 하고 술에 엄청 취해서 돌아왔다. 이렇게 고주망태가 될 정도로 먹는 사람이 아닌데 그날은 정말 많이 취해 있었다. 평소 술을 먹고 들어오면 씻고 바로 침대에 누워 잠들어 버리는 남편인데 그날은 남편이 씻고 와서 침대에 눕더니 바로 잠들지 않고 그 날 있었던 회식 얘기를 해주었다.
남편은 평소에 일은 잘하지만 늘 소신대로 말하고 윗 상사에게 싸바싸바도 못하다 보니 인사고과 점수가 늘 좋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승진도 느린 편이었다. 아무튼 그런 남편을 좋게 보지 않는 윗상사가 회식자리에서 남편에게
"저런, 애도 못 갖는 병신 같으니라고."
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하. 그런 말을 듣고 남편이 취하지 않을 수가 없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얘기를 하고 남편은 바로 잠이 들었고 남편이 잠든 모습을 보며 나는눈물이 펑펑 나왔다. 어쩜 그렇게 심하게 말을 하는지. 우리에게 왜들 그러는지. 왜 우리에겐 아기가 허락되지 않는지. 별의별 생각이 다 드는 밤이었다.
그래도, 그럼에도 곧 좋은 소식이 생기겠지. 아기가 늦게 생기는 대신 우리 부부 사이는 더 돈독해지고 나중에 아기가 생기면 더욱더 감사하며 키울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남편에게 속이 잘 풀리도록 해장국을 평소보다 더 맛나게 끓여주고 출근하는 남편을 마중한 후 나는 마지막 시험관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