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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식당, 주인과 동업해라

by 타짜의 클리닉

부자?주인과 동업할 찬스를 기어이 만들어라.

2년쯤 지나면 주인에게 다가가야 한다. 머뭇거리지 말고 다가가자. 터놓고 말하자.

“사장님만큼은 아니어도 이제 사장님 대신에 업장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사장님은 더 큰 가게를 꿈꾸셔도 됩니다. 여긴 제가 챙겨드릴테니까요” 점장으로 역할을 부각시키는 거다. 여기서 한끗 더 나가서는 안된다. 이쯤이 딱 좋다. 그럼 이제 그때부터 주인은 심각한 고민을 시작할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오십의 남자를 쓸 정도로 지금 식당은 안정되었기 때문에, 주인은 맘을 먹으면 실탄도 있으니 못할 게 없다. 그때 당연히 주인의 욕심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그때 주인이 “당신에게 업장을 맡기고 그에 준하는 보답을 하겠다”면 행운이다. 거기엔 수익분배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오십의 주인이 읽는다면 이제부턴 이 말이 나에게 해당되는 말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필자는 전국에 100개 중에서 50개쯤의 오십 주인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지난 24년을 통틀어 넓힌다면 최소 수백개의 오십에 주인을 스쳤다. 그래서 내가 제안하는 기준은 허망하지 않다.



책임자로서의 급여는 300이다. 이제 수익은 매출을 기준해 추가를 할 수 있고, 셈을 거친 후 남은 수익에서 분할로 보상할 수 있다. 어떤게 나은지는 정답은 없지만, 지난 경험을 통틀어보자면 확실히 정액은 재미가 없다. 처음엔 급여 300에 매달 책임자 수당으로 300을 준다면 고마워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원래 받아야 할 600이라고 생각하고 고맙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요율로의 보상이 효과적이다. 지금까지 평균의 매출을 6천이라고 할 때 6천 이상의 매출액에서 15 ~ 20%도 적정한 금액이다. 순수하게 추가된 매출에서다. 재료비 인건비 세금 이런 건 책임자에게 먼저 주고 떼어도 모자라지 않다. 6천까지 올려낸 수년의 주인 수고가 그만치 크다는 점을 이해시키면 된다. 7천을 팔았을 때 급여가 보상을 포함해서 500이라면, 오십의 남자는 큰 벌이다. 8천을 판다면 6~700만원이니, 굳이 내 식당을 차릴 이유가 없다. 평균의 매출은 오십의 남자가 일한 2년을 평균하면 되니 간단하다. 오십의 남자도 주방에서 허드렛일이 아니라, 주인 대신에 책임자로 매출을 끌어 올리는 재미도 있고, 책임감에 보상도 마땅하니 신나고 행복할 것이다.



이 셈이 오십의 주인에겐 손해일까? 일절 신경쓰지 않고 일하지 않고 6천 매출에 따르는 수입이 그냥 포개지는 셈인데 손해일 리 없다. 6천까지의 매출에도 수익이 솔찮기에 사실 어쩌면 그 이상의 매출은 재료부터 세금까지 다 떼고 책임자에게 줘도 그만이다.



하지만 사람은 욕심의 동물이라서, 이 셈은 쉽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주인은 이런 제안을 할는지 모른다. “그럼 당신이 그동안 모은 돈을 넣고, 우리가 동업을 합시다. 명의는 공동으로 경영은 전적으로 당신이 하는 겁니다. 수익분배는 지분대로 하되, 당신의 급여는 먼저 제하는 방식이라면 어떤가요?” 주인은 상대가 돈을 넣었으니 진심으로 자기 일처럼 할거라는 기대가 좋고, 오십의 남자도 공동사업자이긴 하지만 경영의 주체가 된다(책임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나쁜 제안이 아니다. 그때 오십의 남자도 최소 30%는 마련해야 대화가 이어질 거란 팁도 알려주겠다. 3천으로 1억짜리 식당을 오픈하니 좋고, 주인도 7천의 투자로 70%의 잉여의 자본이익이 만들어지는 기회가 주어지니 좋다. 거기다 일을 잘해라 마라 하지 않아도 알아서 제것이라서 잘하는 책임자를 얻는 셈이니, 주인에게도 더없이 좋은 찬스다.



천안에 사업가 반열에 오른 어떤 식당주인이 “2년간 일을 버텨내면, 다음 식당의 책임자로 발탁하고 인센티브가 급여보다 많은 기회”를 전제로 점장을 모집했었다. 많은 사람들이 도전했는데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중도탈락 했다고 들었다. 만일 거기에 “젊은 나이가 아니라, 오십의 나이”를 조건으로 걸었다면 달라졌을 것이다. 그 2년에 열정페이를 감내하라는 꼼수를 뺐다면, 성공했을지 모른다. 빈자의 청춘에게 열정을 강요하는 치졸한 식당주인은 노답이다. 그래서 인연을 거기서 끊었다. 빈자에게 2년은 고통의 시간이다. 그것도 제 임금을 깍아서 보여야 하는 신뢰라면 더더욱이다.



하지만, 오십은 괜찮다. 그런 열정페이에 넘어갈 나이도 아니고, 2년 약속에 주인이 말을 바꿔도 그만이다. 2년간 스스로 많이 배워서 식당이란 이런 것,을 정확히 깨친다면 그 2년은 아깝지 않다. 오십에 식당도전이니 다른 길은 없다. 2년간 내가 찾아서 배운 경험이 아무것도 없이 일단 창업부터 하고보자는 사람과 출발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2년은 오십인 당신이라서의 기준치 시간이다. 3년도 좋고, 5년도 좋다. 주인의 진심이 지금이 아니라는데 오해하거나 투정부릴 건 없다. 2년을 경험했다면 제법 식당 경력으로 든든하다. 다른 식당을 다시 노크해도 좋고, 2년의 경험으로 쟁여둔 퇴직금을 드디어 개봉해도 된다. 2년이나를 준비하고 식당을 차리는 사람은 백에 한둘일테니 말이다. 제발 섣부르게 5천도 안되는 돈으로 배달전문 식당같은 건 하지 말아야 한다. 2억쯤 있다고 1억으로 아무렇게나 식당을 차리지 말기 바란다. 1억을 털어먹고 남은 1억도 간직이 어렵다. 2년의 수고도 하지 않아서의 실패라, 운탓으로 돌리고 남은 1억을 또 털어넣을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고려당 1995년부터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초보 식당, 생계형 작은 식당, 1~2억대 전재산을 건 식당, 식당만 24승 하고 1패로 70억을 날린 식당 등 별별 식당을 수백개나 본 경험에 들려주는 오십의 해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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