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일정: 2020.8.18.화요일 1시
"정해진 길은 없어요, 어디서든 배움이 있죠."
모든 경험은 가치가 있어요, 또 당장에 필요한 경험만 하며 살 순 없잖아요.


Q. 애진님이 원하는 사적인 공간은 어떤가요?
A.
-사적인 공간이라 하면, 집, 작업실 등등을 포함해서 전부 말씀드리면 되나요?
-네, 정확히 질문 의도를 간파하셨습니다.
-흠... 생각해둔 바가 좀 많아요. 중간 2-30대에 거쳐갈 공간도 있고, 노년기에 최종적으로 갖고 싶은 공간도 있어요.
맨 마지막, 노년을 맞이했을 때 갖고 싶은 공간을 말하도록 할게요.
바다 앞에 북카페 느낌이 드는 서점을 가지고 싶어요. 도서관 까지는 아니고, 서점과 카페를 합친 느낌이요. 그런 공간을 바다 앞에 마련하고 싶네요. 마당에는 반려동물도 풀어놓고, 옆에는 목공소가 있으면 좋겠어요. 목공을 제대로 배운 적은 없지만 언젠가 배우고 싶어요. 막 뭔가를 만드는 걸 좋아하거든요.
서점에 있는 책은 어떤 주제나 장르로 한정한다기 보다는 다양한 책들로 채워놓을 것 같아요. 근데 제가 싫어하는 장르는 안 넣을 거예요. 저는 '자기개발서'를 싫어하는 편인데 읽으면 읽을수록 제 자신이 휘둘리는 것 같아서 싫어요.
그걸 읽고나면 오히려 이거는 성공한 사람들이 쓴 얘기라며 반항심이 생기더라고요.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지?’ 같은 생각 말이에요.
개개인마다 각자 가는 길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2-30대에 다들 많은 성장을 하며,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죠. 남들의 말보다 제 길을 가는 게 중요하다 생각해요.
(서점의 효과)
서점의 효과는 아무래도 휴식과 충전이죠.
노년기에 접어든다 해도, 서점을 운영하게 되면 아무 것도 안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다른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야 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을 만날 수도 있는 기회니까, 또 오픈과 마감 시간을 지키기도 해야하고... 저에게 노년기에도 규칙적이고 활동적인 삶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서점이 유명해지길 바라시는지)
오픈형으로 해서 많은 사람들이 올 수 있도록 할 거긴 하지만, 막 홍보를 엄청해서 유명해지는 것보다는 그냥 단골들이 많이 찾아오는 소박한 그런 서점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서점의 공간 디자인)
서점의 디자인은 원목을 주로 사용 하고 싶어요. 약간 따뜻한 느낌이 있지 않나요? 바다 앞에 원목, 거기다 서점이라... 물론 관리가 꽤 힘들긴 하겠지만 그래도 된다면 그런 공간을 가지고 싶네요.
그리고 커피 원두 냄새도 좀 나면 좋겠어요.
Q. 애진님이 원하는 개인적 물건은 무엇인가요?
A.
이거는 꼭 갖고 싶다- 뭐 그런 건 없어요. 굳이 사고자 한다면, 그냥 무난한 집이나 차?
제가 드라이브를 좋아하다 보니 차는 갖고 싶네요. 그냥 필요할 때 그냥 사는 편인거 같아요. 집이나 차도 그냥 현실적으로 생각했을 때 기본적으로 필요한 거니까 말한 거에요. (웃음)
Q. 얼마 만큼 벌고 싶으신가요?
A.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직업생활 하고 가정을 꾸린 후, 이룰 만큼 이룬 후에 원하는 월급을 얘기하도록 할게요.
제가 이과생이라서(웃음) 지금 환율 및 물가로 한정했을 때, 저는 월급이 500이면 적당한 거 같아요. 저희 부모님께서 딸인 제게 물려주실 유산이 없다고 하세요. 부모님의 교육관 자체가 자라는 동안 저희한테 주는 경제적 지원 및 교육이야말로 가장 큰 유산이라고 생각을 하시죠. 그래서 저는 어른이 되면 물려주실 유산이 없을 거예요.
한국에서 살게 되면 어쨌든 최종목표는 '집'이라고 봐요. 그런 집을 대출하거나 사기 위해서는 최소 월 500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월 500을 번다면 자금 운용 계획)
월 500이면 한달에 150에서 200정도는 무조건 저축 할 계획이에요. 저축해서 크게 막 뭘 이루고 싶은 건 없고, 그냥 저축하는 거죠. 그 외에는 쓸 거예요. 미래뿐만 아니라 현재도 매우 중요하다 생각하기 때문에 현재에도 초점을 맞추어야지요.
(지금 당장 통장에 300만원이 꽂힌다면?)
주시는 건가요?(일동 큰 웃음)
통장에 300만원이 꽂힌다면, 한 200정도는 저금할 것 같아요. 나머지는 여행을 가고 싶어요. 요즘 코로나 19로 인해서 해외 여행은 막혔으니 제주도 쪽이 좋을 것 같네요.
Q. 애진님의 목표 직업 혹은 하고자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A.
최종적으로는 동물 복지를 위한 일을 하고 싶어요.
하지만 고민이 되긴 해요, 동물 전체를 위한 동물권 운동가와 같은 방향으로 갈지, 혹은 동물 각각을 위한 수의사와 같은 방향으로 갈지.
물론 정해진 것도 없고, 정하게 된대도 유동적일 수 있죠.
(현재 하고 있는 인턴십에 대해)
인턴십은 현재 여행 쪽 일을 하고 있잖아요, 하지만 그건 단순히 거쳐가는 하나의 경험,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어요. 제가 활동을 하면서 재밌기도 하고 그 속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기도 하거든요.
저는 그냥 모든 경험들은 어떻게든 가치가 있다고 생각을 해요.
당장의 목표만을 위한 길을 걸을 수는 없죠. 정해진 길이 있다고도 생각을 안 해요.
셰익스피어나 알베르 카뮈, 도스토프예스키 등등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들도 처음부터 글 쓰는 일만 하진 않았잖아요. 실제 김초엽 작가님도 문예창작과는 길이 긴 카이스트 화학공학과를 나오셨고요. 그런 삶의 여러 경험들을 통해서 좋은 글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라고 봐요.
제가 피아노를 10년간 배우고, 프랑스에 살고, 재수, 삼수를 하고 인턴십을 하고 그 모든 과정이 제게는 모두 가치를 지니고 있어요. 제가 하고자 하는 바와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한국의 입시 교육에 대해서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죠. 저는 '기하와 벡터를 마스터 하기 위해 고등학교에 가야지, n수를 해야지.' 이런 생각으로 그 오랜 수험생활을 하진 않았거든요. 저는 그 시간동안 뭔가를 노력하고 성취할 수 있다는 것, 그 점에 대해 배우게 되었어요. 그것만으로 가치가 있었기에 한국의 입시 위주 교육에 대해 회의감은 크게 없어요. 물론 다 지나서 할 수 있는 말일 수도 있겠죠.(웃음)
Q. 동물 복지를 생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어찌보면 사소할 수도 있는데, 길 지나다보면은 길고양이나 길강아지들이 보이잖아요. 근데 그 녀석들이 너무 물건 취급을 당하는 것 같아요. 또 현재 법을 보면 강아지라는 '생명'을 훔치는 것과, 휴대폰이라는 '물건'을 훔치는 것은 서로 동등한 처벌이 가해지고 있거든요.
법에서도 물건(재산)으로 명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약하고 말 못하는 생명들의 최소한의 안전은 보호해주고 싶더라고요.
물건이 아닌 생명으로서 동물들에게도 존중을 바라요.
Q. 그 일을 하면서 생길 수 있는 갈등과 그 대처법은 무엇인가요?
A.
동물을 위한 개별적인 법이 제정된다면 확실히 동물권이 신장하긴 하겠죠. 그렇다고 갈등이 아예 없을 수는 없어요, 법이 생긴 후에도 그렇고, 법이 생기기 전에는 더더욱 그렇겠죠. 그래도 인식을 바꾸려고 노력을 하고, 법을 개정해서 갈등을 최대한 없에려고 노력해야죠.
1920년대 영국에는 당시 여성들의 정치 참여권, 투표권 등이 없었잖아요. 그래서 당시 여성들은 ‘여성 참정권 운동’을 벌였죠. 그 운동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시대가 당장 바뀔 거라는 생각까지는 하지 않았어요. 허나 그런 평등에 대한 생각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 현재와 같이 '당연한' 시대가 온 것이죠.
그처럼 저도 인식을 당장 바꿀 욕심은 없어요. 매우 오랜 시간을 거쳐서, 계속해서 천천히 노력해야죠.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인식이 바뀔 수 있거라고 봐요.
Q. 그 외 다른 분야의 진로는 고민해본 적 있으신가요?
A.
아뇨, 다른 분야에는 이제 큰 관심 없어요.
미래는 자꾸 안정적인 거를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과거에는 약간 즉흥적이었는데 말이죠. 현재나 미래는 점점 안정적이게 되고 있어요. 나중에 쉽게 무너지지 않도록 탄탄한 토대를 쌓아가고 있는 과정 같아요.
Q. 꼭 가고 싶은 여행지가 있나요?
A.
꽤 많은 편이에요. 남극도 가보고 싶고, 알래스카도 가보고 싶고, 뉴질랜드도 가보고 싶네요.
또 어렸을 적 지내던 캐나다 밴쿠버로도 돌아가고 싶기도 해요. 특히 캐나다에서 봤던 아이스하키는 정말 재밌었어요. 벤쿠버 올림픽때 미국과의 결승전 경기를 굉장히 열정적으로 보았죠.
아르헨티나의 우수아이아도 방문해보고 싶어요. 거기는 세상의 끝자락이라는 뜻을 가진 도시인데, 영화 <해피투게더>의 촬영지이기도 하죠.
그 외에도 탄자니아에도 가보고 싶고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도 가보고싶어요.
이런 식으로 영화나 프로그램같은 여러 매체에서 스쳐 지나간 것들, 그런 것들이 기억에 남아서 방문하고 싶은 욕구가 커요.
Q. 꼭 배우고 싶은 것이 있나요?
A.
스쿠버다이빙을 정말 배우고 싶어요. 현재 제가 살고있는 땅과는 다른 재미를 느낄수있을 것 같아서요.
근데 비용적인 측면도 있고 그러니... 제 직업이 안정이 된 후에 도전하고 싶네요.
(얼마만큼 배우고 싶으신가요?)
죽지 않을만큼 배워야죠.(웃음)
(배우고 싶은 것을 직업으로 연결 시켜볼 생각이 있나요?)
예전에는 하와이에서 서핑 강사를 하고싶었던 적도 있었어요. 굉장히 여유롭고 낭만적일 것 같더라고요. 근데 그건 옛날이에요. 그래도 기회가 되면 서핑도 한번 배워보고싶네요.
Q. 꼭 보고 싶은 영화, 책 등은 무엇인가요?
A.
90년대 홍콩, 중국 영화에 빠졌어요. 그 분위기나 이야기들이 매력적이더라고요.
그리고 프랑스 영화도 그 맛을 느껴가고 있어요. 하지만 언어와 정서가 달라서 조금 받아들이기가 힘들다고 느껴질 때도 있어요.
또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라는 책도 다시 읽고 싶어요. 요즘같은 코로나 19시대에 추천해요. 질병이 소재지만 그 속에서 사람들의 종교와 인간 군상들과, 사회 등등에 대해 깊게 다루거든요.
그리고... 김초엽 작가님이나 강화길 작가님의 다음 작품들을 기다리고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요즘 작가님들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