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llustrator 서희 May 14. 2021

밤 11시.

21.03.15



 컴컴한 방 안에서 소파 위로 늘어졌다. 간간히 너에게 메시지가 왔다. 지금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기분이 영 별로였는데 그런 기분으로 혼자 늘어져 있는 시간도 꽤 나쁘진 않다.


 창 밖으로는 갑자기 빗소리가 들린다. 봄비가 오나. 


 혼자 좋은 시간을 보낸다는 게 이런 건가 봐, 생각하다가 너의 메시지가 왔는지 보려고 화면을 켰다. 아직 새 메시지는 없다. 보고 싶다. 너는 뭐 하고 있을까.


 완벽하다고 생각한 혼자의 순간에 보고 싶은 사람이라니. 아니, 정확하게는 같이 있고 싶은 사람이라니. 평소 같았으면 아무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았을 텐데, 이 캄캄하고 고요한 시간이 나만의 것이라는 게 아쉽다니. 아직 1이 없어지지 않은 화면에 전화하자는 메시지를 남겨놓고,  한 번 더 생각했다. 나는 너를 많이 좋아하네.



매거진의 이전글 좋아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