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2주 차, 내가 하지 않은 일을 지어내서 혼내고 앞담화를 했던 아주 나쁜 그 사람 (선생님이란 호칭을 붙이기도 싫다).. 나이도 웬만큼 있고 아이도 있는 그 사람.
병원에선 울지 않았다. 목이 터지도록 아파도 눈물을 참았다. 퇴근하면서 사물함 짐을 다 빼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면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겠다 다짐했지만 집으로 와서는 왠지 눈물이 나지 않았다.
속이 타들어가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잠들었다.
그다음 날이 오프였는데 집에만 있으면 우울할 것 같아 무작정 집을 나섰다. 내 발길이 닿은 곳은 서촌이었다.
경복궁을 보고, 좋아하는 가게에도 가서 구경을 하고 힐링되는 시간을 보냈다. 집에서 출발하는 그 순간에도 날씨가 참 좋았고 다 피지 않은 벚꽃들조차 좋아서, 서촌에서의 시간이 너무나도 좋아서 그리고 혼자 지내는 시간이 좋아서
그래서 아직은 그만두지 못할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와 마음을 다잡고, 서촌 빅토리아베이커리에서 테이크아웃해온 케이크를 커피와 함께 먹었다.
그리고 조용히 울었다. 슬퍼서가 아니라 엄마랑 아빠에게 미안해서. 이런 일을 당한 게 미안해서. 더 당당하게 나를 지키지 못한 게 미안해서. 더 강하지 못해서.
나는 잘못한 게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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