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민이는 2017년도에 미국에 왔을 때부터 각종 Therapy를 받기 시작했다. 학교 시간표에 Speech Therapy (언어치료), Occupational Therapy (작업 치료) 등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만족스러울 만큼 충분한 시간이 배정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방과 후와 주말에 언어치료, 작업치료, 감각통합체육, 골프, 수영, 음악치료, 승마치료, 사회성 치료 (Social Skill) 등 많은 경험을 아이에게 제공하고자 했다. 다양한 치료 및 교육을 접하고 나서 드는 생각은 '아이를 돕기 위해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구나'
이번 글에서는 상대적으로 한국에서 접하기 쉽지 않은 Music Therapy (음악 치료)와 Horse Therapy (승마 치료)를 소개할까 한다.
태민이는 1주일에 2번 음악치료를 받다가 (개인 1회, 그룹 1회) COVID 이후 개인 치료만 받고 있다. 수업 내용은 노래, 악기 연주, 리듬, 악보 읽는 법 등이며, 음악 레슨이 아닌 아이의 치료에 방점을 두다 보니 아이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소통과 참여를 유도하는 테라피스트의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음악치료에는 다양한 장점이 있다. 우선 신체기관 - 눈, 귀, 손, 두뇌 등 - 을 통합적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하는데, 악기와 도구를 이용하여 신체의 다양한 부분을 자극하고 이를 통해 예민한 감각 (sensory)을 완화시킨다. 또한 노래를 통해서 다양한 언어 자극을 받을 수 있으며, 악기 연주를 통해 소근육이 발달하고 협응력 (신체의 신경, 운동 기관, 근육 등이 조화롭게 움직이는 능력)이 좋아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음악을 통해 태민이가 새로운 취미를 찾아 밝고 건강하게 성장해 왔다는 것도 언급하고 싶다.
태민이의 경우 제일 큰 발전은 바로 소근육 발달이었다. 이전에는 작업치료를 해도 자기 이름 외에는 글씨를 거의 못썼고, 잘 못하는 것을 본인도 알다 보니 글씨 쓰는 것에 대한 거부가 굉장히 심했다. 하지만 치료 시간에 피아노를 치면서 손가락 근육이 발달하자 본인도 자신감 있게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사회성 (social skills) 발달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치료를 시작하고 나서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아이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피드백을 여러 번 주셨고, 발달 평가에서도 상당히 발전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밖에도 언어 발달, 민감성 완화 등도 음악치료를 통해 얻은 소중한 성과이다.
이 링크를 통해 음악치료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확인하실 수 있다.
MBA 재학 중이던 2018년 어느 날, 전 직장 선배이자 MBA 선배인 S로부터 연락이 왔다. 미국 출장을 온 김에 필자가 살고 있던 Austin에도 들를 예정이니 시간 되면 밥 한번 먹자는 제안에 반가운 마음으로 동네 식당에서 그를 만났다. 식사를 하던 중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아들 태민이 이야기가 나왔고, 그는 자기의 지인도 자폐 아동을 키우고 있는데 승마 치료를 통해 많이 호전되었다고 했다. 다행히 Austin 주변에는 승마치료를 제공하는 목장이 많았고, 거리도 차로 40분 정도로 멀지 않아 주당 한 번씩 테라피를 시작하게 되었다.
아이의 목표에 따라서 내용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아래와 같은 순서로 세션이 진행된다.
1. 승마 도구 착용 (헬멧 등) 및 말 장비 착용 보조
2. 말에 탑승하고 정해진 코스에 진입
3. 코스에 있는 게임 및 activity (노래, 대화, role-play 등) 수행
4. 말에서 내린 후 말 돌보기 (빗질 및 마사지 등)
5. 승마 도구 정리
승마치료는 넓은 범위에서 작업 치료에 포함되기 때문에, 작업 치료사가 수업을 리드하며, 아이의 안전을 위해 2-3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수업에 참여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승마 치료의 장점은 아래와 같다
1. 치료실이 아닌 자연에서 동물과 상호작용 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 태민이는 처음에 말을 무서워했지만, 말을 빗질하고 손도 대 보고 하면서 어느샌가 아빠 무등을 타면서도 "Go Bella!"를 외치게 되었다 (Bella는 태민이가 타던 말 이름이다). 상쾌한 날씨에 야외에서 말을 타고, 고삐를 잡고 인도하기도 하면서 어느샌가 Bella에게 정이 들어버린 모양이다.
2. 코어 근육 및 대근육 강화. 코어 근육은 우리 몸의 대들보같은 근육이기 때문에 이의 단련을 통해 신체 발달 및 수업시간의 집중력을 강화할 수 있다.
3. 작업 치료사와 함께 게임, 간단한 활동을 하면서 의사소통 및 사회성 증진.
단점을 꼽자면 안전의 문제로 사전에 의사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고, 야외에서 할 수밖에 없다 보니 장소 및 계절에 영향을 받는다 (필자가 거주하는 버지니아의 경우 봄과 가을에만 진행). 다른 치료 대비 회당 몇십 불씩 비싼 비용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만약 아이가 감각 통합이 필요하거나 언어/사회성 발달이 필요하다면 음악치료를 권하고 싶다. 노래와 악기 연주를 통해 언어 자극도 많이 되고, 수업도 재미있어서 많은 아이들이 좋아할 것이다. 승마치료는 코어 근육이 약하고 몸의 밸런스가 잘 맞지 않는 친구들에게 권하고 싶다. 다른 사람 및 동물과의 교감을 통한 사회성 증진은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