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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솔지 Mar 09. 2024

축복인가 족쇄인가

집을 주우러 나가지 말걸 그랬어

왜 그 집엔 아직도 아이가 살고 있었던 거야

아이의 발은 왜 하얀 맨발이었던 거야


나를 바라보는 아이는

왜 그곳에 있어서

신들을 그 집에 묶어 버린 건지


묶인 신들

귀신으로 몰락하고

아이는 무엇을 기다리나


집을 뒤덮는 거미줄이 내려오면

선과 선 사이로

뻗는

빛의 줄기들


아이의 목소리가 처음으로 치솟아

살이 되었다가

다시 집으로 내리꽂혔다


집을 잃고도 살 수 있다면 축복인가

아니면 더 큰 족쇄인가

쉼 없이 계란 깨지는 소리 들리는 하늘

노른자들이 자꾸 터져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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