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화목하려고 매주 화,목에 쓰는 시 - 8
일기를 쓸 수 있을까
돌아가고 싶은 자리가
없는 사람이
희미한 꿈 조각 마냥
깨뜨려 버리고 싶은 기억이
없는 사람이
다시는 틀리지 않겠노라
마음 못을 박아 본 적도
없는 사람이
일기를 쓸 수 있을까
흐린 밤 굶주린 동물 모양
까만 그림자에 웅크리고 앉아
시 한 줄 지을 수 있을까
해 밝아도 용케
저물지 않은 단어를
체로 건져다 종일 문질러
노래로 부를 수 있을까
투명에 가까운 음으로
한 줄 한 줄 다시 읽으며
실어 보낼 수 있을까
걔 중에 나은 소리만 골라
참 좋았던 그때로
잔 봄 물결처럼
열 손가락에 채 꼽히지 않을 만큼 적지만
힘주어 움켜쥐면 나의 주먹이 되는
<화목한 시>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1년에는 모두의 몸과 마음 그리고 생활이
더 나아지기를 바랍니다
2021년에도 계속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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