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화목하려고 매주 화,목에 쓰는 시 - 7
1호선을 타면 까닭 없이
매무새를 반성한다
나는 어찌 제대로 된
주름도 먼지도 피로도 없이
사는 게 귀찮다며
돌아누운 벽에다 대고
달이 홀쭉해질 때마다
엄살을 떨었는지
말간 얼굴을 들킬까
옆칸으로 옆칸으로
문을 밀며 도망가다
익은 냄새에 붙잡혀
미닫이에 반쯤 걸쳤다
간유리 낀 방문
드르륵 열어 절반만 젖혀도
안부를 건네던 할머니 냄새
등에 눌어붙은 파스를 더듬으며
우야노 우리 강아지
공부하느라 욕보제
곱게 앉아 공부나 하는 얼굴
상한 데는 없는지 더듬던
그 눈주름 혹시 여기로 떠났나
어느 칸 어느 문을 밀어야
다시 그 방이 열리나
주인도 냄새도 파스도 없고
이제 사진만 높이 걸린 빈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