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톨의 쌀도 남기지 말거라

사소한 습관이 미래의 너를 만들 것이다.

by 박석현

사랑하는 아들 딸아.


정성껏 차려진 식탁에서 밥을 먹을 때는 항상 한 톨의 쌀도 남기지 말도록 하여라. 농부가 농사를 지어 수 많은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우리의 밥상에 한 그릇의 밥이 올라오는 것이다. 너희가 열심히 일을 하고 돈을 벌어서 쌀을 사서 밥을 지어 먹는 것이라고 해서 음식을 아무렇게나 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 내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 어느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다. "너희가 밥을 먹을 때 한 톨의 쌀을 버리는 것이 얼마나 큰 죄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 곡식이 얼마나 많은 이들의 손길을 거친 후 밥상에 올라오는지를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이 좋다. 그 수많은 과정을 거쳐 우리 밥상에 올라온 한 톨의 쌀이 너희의 입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그대로 음식물 쓰레기로 된다면 그 쌀의 인생은 얼마나 허무하겠느냐? 그러니 항상 식탁에 올라온 음식을 소중히 생각하고 밥 한톨까지 깨끗히 먹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나는 진정 학교에서 가르쳐야 할 것들이 이런 것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많은 지식을 쌓기 위해서 학교와 학원을 다닌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살아가면서 배워야 할 것들은 국영수가 아니라 이런 사소하지만 의미있는 삶을 대하는 기본적인 태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구나. 어느 과목의 선생님께서 그리 말씀하신 것인지 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나는 그 분을 내 삶의 진정한 스승이라 부르지 아니 할 수가 없다.


너희 할아버지와 증조할아버지께서는 항상 식사를 마치고 나면 밥그릇에 물을 부은 후 싹싹 긁어서 숭늉처럼 마시며 한 톨의 쌀도 남기지 않고 식사를 깨끗하게 마무리를 하셨다. 그것이 내가 어릴 때부터 보고 자라온 밥상머리 교육의 모습이다. 그래서인지 나도 평생 밥을 먹을 때 한 톨의 쌀도 남기지 않는 것을 삶의 습관으로 가지고 있다. 밥상에 내어온 밥이 많아서 미처 다 먹지 못할 것 같으면 미리 깨끗한 그릇에 밥을 덜어두고 내가 먹을 만큼만 먹고 모자라면 또 덜어먹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내가 아닌 누군가는 먹을 수 있을테니 말이다. 가진 것이 많아지고 세상이 풍요로워졌다고 해서 그것이 음식을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아직도 세상에는 굶어 죽어가는 사람이 무척이나 많다는 것을 명심하도록 해라. 이 나라에 태어나 이렇게 삼시세끼 밥을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을 크나 큰 행복이자 행운으로 생각하도록 하여라. 늘 음식의 소중함을 생각하고 귀하게 대하는 습관을 가지도록 해라.


한 톨의 쌀이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농부가 봄에 모내기를 하면 그 벼의 싹은 모진 비바람과 뜨거운 태양을 이겨내고 가을이 되면 황금들판에 고개를 숙인 잘 숙성된 곡식이 된다. 그런 고초를 겪은 한 톨의 쌀은 이내 모가지가 잘리어 탈곡을 거친 후 많은 이들의 손을 지나 우리의 집으로 오게 되는 것이다. 이 후 한 여름의 뜨거운 태양보다 더 뜨거운 밥솥에 들어가서 한참의 열기를 견딘 후에야 비로소 밥으로 완성이 되어 한 그릇의 밥이 되는 것이니 이 어찌 소중하다 아니할 수 있겠느냐.


결코 너희가 먹는 음식이 단순히 돈만 주면 사먹을 수 있는 것들이라 단순히 생각지 말고 내 입에 들어오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늘 생각하도록 한다면 음식을 소홀히 대할 수 없을 것이다. 결코 농부의 땀을 헛되이 하지마라. 이를 명심하고 밥을 먹을 때는 결코 한 톨의 쌀도 남기지 않도록 하며 늘 음식의 소중함을 깨닫고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사랑한다 나의 아들 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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