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가 Jul 04. 2021

우연한 발견의 기쁨

나는 도서관 가는 걸 좋아한다. 


집 앞 도서관은 쉬는 날, 아무 약속이 없는 날에 늘 가게 되는 곳이다.

제일 편한 옷을 입고 슬리퍼를 신고 터덜터덜 걸어간다.

도서관에 도착해 계단으로 3층까지 걸어간다.


종합 자료실에서 공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 혼자 탐험이 시작된다.

무작정 책들을 뽑아서 내용을 살펴본다.

책장 사이를 지나가며 재미있는 책을 발견할 때의 기쁨이란.

그렇게 원하는 책을 발견할 때까지 시간을 보낸다.

나만의 도서관을 즐기는 방법이다.


그날은 평소와 같이 도서관 안, 계단을 오르는데 문득 창 밖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아무것도 아닌 소나무들과 맑은 하늘이다.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이 그림 액자 같다.


한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창문가에 서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에 눈을 뗄 수 없었다.

그 순간 나에겐 그렇게 느껴졌다.

수없이 지나쳤을 창문 밖 풍경이 날 붙잡았다.


나는 아름다운 작품을 감상하듯 감탄하며 서서 창밖만 바라보았다.


그 풍경을 눈에 남았다.

7년 동안 도서관을 다니면서 창 밖 풍경은 무시하고 지나쳤다. 

이 아름다움을 한 번도 느끼지 못했다. 

얼마나 무관심했나. 


그날은 책을 보지 않아도 기분이 이미 좋았다.


그동안 내가 놓친 아름다운 순간들이 많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너무나 아까웠다.

그 후론 길을 걸으면서도 어디를 가든 주변을 살피게 된다. 


우연한 발견이 주는 기쁨이 나에겐 선물이었다.

이전 10화 다이어트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