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 응, 웃어!
힘들 때 웃는 사람이 일류라더니. 웃으면 복이 온다거나 웃음은 만병통치약이라는 말의 기출 변형 정도로 여겼던 이 말의 의미를 최근 들어서야 가슴 깊이 이해했다. 힘들 때도 웃을 수 있는 사람은 실성한 게 아니라 과정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었다. 일이 계획대로 풀리지 않을 때조차도 그 과정을 즐길 줄 아는 여유와 거기서도 배울 점을 찾는 지혜가 있는 사람. 그만한 삶의 내공이 있는 사람은 언제든 웃음을 꺼내고 행복할 수 있다.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 이유로 삶이 어려워 끙끙거리던 밤에 우연히 어떤 동기부여 영상을 만났다. 사실 영상의 내용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중요한 건 그 영상을 보고 난 순간 내 세상이 달라졌다는 거다. 칙칙했던 내 방이 풍요롭고 아늑한 보금자리가 되었고, 암울하고 무망 하던 내일이 희망차게 기다려졌다. 엄밀히 말하면 달라진 환경은 하나도 없었다. 달라진 건 세상을 보는 내 마음 하나였다. 영상 하나 보고 세상을 보는 관점 하나 바꿨다고 손바닥 뒤집듯 행복감이 치솟았다. 그날 깨달았다. 모든 건 내 마음에 달렸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내 마음이 좋든 나쁘든 현재 직면한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변함없이 그대로다. 하지만 마음이 좋으면 힘이 난다. 미소와 함께 희망이 움트고 용기가 생기며 가진 것에 감사하고 내일이 기대된다. 긍정 에너지 한 숟갈만 있어도 지금이 어떻든 가진 것을 활용할 지혜와 상황을 타개할 창의력이 작동한다. 그러니 상황이 좋든 나쁘든 그것에 빠져들지 않고 일단 내 기분을 좋은 쪽으로 풀어줄 필요가 있다. '나는 왜 이럴까' 내지는 '왜 이렇게 된 걸까' 생각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기분이 나아질 수 있을까?' 혹은 '어떻게 하면 즐기면서 해결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쪽이 내 마음에도, 상황 변화에도 좋다.
힘든 일이 있을 땐 거기서 아직 내가 배울 점이 있기 때문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여기서 이번엔 어떤 지혜를 줍줍 하라고 이런 시련이 나를 찾아왔나 퀘스트를 해결하는 모험자의 호기심으로 문제를 바라보면 상쾌한 해결책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리고 시련이나 고민 없이 모든 게 퐁퐁 이뤄지면 그것도 재미없다고 했다. 성공과 목표로 가는 과정까지 즐거운 추억으로 전환하면 그 끝에 맞이하는 보상이 얼마나 달콤하고 기쁨은 배가 될까?
그런데 말이 쉽지.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구렁텅이로 한없이 굴러 떨어지는 날들이 있다. 앞으로도 그런 날이 찾아올 것이다. 그러니 더더욱 언제든 좋은 마음을 유지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나쁜 생각이 든다면 그 사실을 알아채고 당장 부정적인 생각의 고리를 끊는다. 그리고 지금 당장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궁리를 한다. 나만의 '행복 치트키'를 챙겨둔다. 나의 경우 달달한 간식이나 맛있는 커피, 그리고 다 제쳐두고 따듯한 침대에 푹 빠져 고요를 즐기는 게 행복 치트키다.
지금 웃고, 오늘을 잘 지내자. 구덩이에 빠졌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더 깊게 구멍을 파는 것이 아니라 재빨리 거기서 나오는 것이라는 명언처럼, 나는 힘들 때도 힘들지 않을 때도 내 눈치를 보고 내 기분을 챙겨주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주위를 채우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삶의 궤도가 좋은 방향으로 조금씩 교정된다. 당장의 1도가 얼마나 큰 의미가 있겠냐 싶을 수 있다. 하지만 복리의 효과와 도미노의 원리는 여기에도 적용된다. 오늘이 쌓여 내일이 되고 미래가 된다. 오늘의 미소도 쌓이면 먼 훗날 큰 웃음이 되어 돌아온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지금 나쁜 상황에 빠진 것 같더라도 사실은 내게 좋은 것이 오고 있는 중이다. 내게 필요한 건 모두 이미 내게 있고, 세상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원리가 내게 좋은 쪽으로 그리고 옳은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 얄팍한 속임수나 몽매한 믿음이 아니다. 아직 우주의 원리도 모르는 인간이 어떻게 세상의 모든 진리를 알 수 있을까? 아직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미지의 차원이 있는 것처럼, 아직 우리가 모르는 세상의 진리는 사실 늘 우리에게 옳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늘이 조금 나아진다. 내일을 살아갈 용기가 난다. 그것만으로 이런 생각은 충분히 유용하다. 우리는 일단 지금 행복하고 긍정적인 것이 중요하니까.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뭐냐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전방에 시원한 미소 한 방 날려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