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꿩의비름
큰 꿩의비름
너덜바위 아래,
아무것도 자랄 수 없을 것 같은
그곳에서
어떻게 뿌리를 내렸을까,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깊고 순한 마음으로
목마름을 견디고
여름의 뜨거움을 모아,
마침내 분홍빛 꽃다발을 들었으니,
바람마저 너의 배경이 된다.
무심한 듯 푸르렀던 여름,
모두가 바쁜 걸음으로 지나쳐도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키다
이제야 뜨거운 속마음을 보여준다.
누구에게라도 내줄 것 같은
두툼한 등을 세우고
흔들림 없이 편안한 얼굴은,
누구에게 배웠니
그렇게 예쁘게 피는 법을,
수많은 헤어짐을 겪고,
쓸쓸함의 낯선 길을 걸어온 뒤에야
비로소 찾게 되는 안식처처럼,
나도 너처럼 살아
모든 상처 보듬고,
예쁜 마음 하나 보탤 수 있다면
그렇게 피어나고 싶다.
꿩 울음소리를 들으며 피어난다는 꽃.
물기 가득한 이파리는 또,
비듬처럼 흩어져내리는 꽃.
뒷산에 꿩이 산다.
척박한 돌밭에 뿌리내려
모든 메마름과 고독을 견디고,
살아온
너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참 고맙다.
돌 틈에서도, 척박한 화단에서도
은은한 분홍빛 별무리를 펼쳐
가을의 끝자락을 밝히니,
나비와 벌들은
마지막 잔치에 모여든다.
이름마저 정겨운 너를 보면
왜 이리 가슴이 따뜻해질까?
쓸쓸한 가을 산마루에
가장 늦게 피어난 희망.
고마워,
살아 있어 줘서,
꽃말
희망, 생명, 순종
이름 유래
큰 꿩의비름은 꿩이 잘 다니는 길가나 숲 가장자리에 자생하기 때문이며, '비름'은 잎을 건드리면 잎이 비듬처럼 떨어진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것으로 추정됨.
다른 이름
둥근 꿩의비름, 경천(景天), 화건초(花踐草), 장약경천, 나비 돌작물(butterfly stonecrop) 등
큰 꿩의비름에 대하여
큰 꿩의비름의 학명은 Hylotelephium spectabile 또는 Sedum spectabile이며, 돌나물과에 속하는 다년초로, 햇빛이 잘 드는 산지의 돌 틈에서 자라며 7~10월에 개화하고 11월에 열매를 맺는다.
한국의 자생 식물로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자란다.
다육질의 잎을 가지며, 가뭄에 강하고 물 빠짐이 좋은 토양에서 잘 자라는 반면 과습에는 취약하며, 한방에서 뿌리를 제외한 식물 전체를 약으로 쓰는 약초이다.
‘둥근 잎꿩의비름’은 경북 청송의 주왕산을 중심으로 그 일대의 인적이 드문 산에서 드물게 만날 수 있는 희귀 식물로, 멸종 위기에 놓여 환경부가 보호종으로 지정했다.
효능
몸의 열을 내리고, 해독하며, 출혈을 멈추는 효능이 있으며, 각혈, 화상, 두드러기, 종기, 피부염, 상처로 인한 출혈, 독사나 독충 물림에도 효과가 있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