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해파랑길 45코스를 걷다가
아침에 일어나 바닷길을 걷는다. 아직 찹찹한 바닷바람에 귀가 시리다. 파도 소리가 소나무숲 사이로 삐져나와 시린 내 귀에 닿는다. 자연은 정직하다. 어디론가 새지 않고 예상한대로 흘러간다.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마음을 두는 것,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마음을 쓰는 것 모두 결과를 예상할 수는 없다. 그저 아까운 에너지만 쓸 뿐. '내 마음도 자연처럼 정직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과 함께 조금은 가벼워진 발걸음을 옮긴다.
ⓒnakedking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