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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kedkingko Feb 29. 2024

그래, 천천히

오대산 월정사 입구 근처


조금 돌아가도 괜찮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 


그 괜찮다는 말을 해주는 사람이 없다.


그 말을 해주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어쩌면 나도 빠른 길보다는 돌아가는 길을 택했을텐데.


그랬으면 마음 딱 먹고 푹푹 찌는 해에 땀도 흘리고

눈뜰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비바람에 쓰러지기도 하면서

그렇게 나를 좀 더 강하게 채웠을텐데.


그래서 난 당신에게 말한다.


'조금 느려도 괜찮아.'


ⓒnakedking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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