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바닷가 윤슬
윤슬,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이라는 뜻을 가진 아주 어여쁜 단어다. 나는 아주 깊은 바다에 비치는 반짝이는 잔물결을 좋아한다. 깊으면 깊어질수록 짙어지는 바다 위에 찬란하게 빛나는 그 수많은 존재들.
수많은 빛나는 존재 옆으로는 그로 인해 더없이 깊어지는 존재들도 있다. 윤슬을 보면 명과 암이 확실하다. 그래서 윤슬을 오래 바라보고 있으면 우울해지기도 한다. '나는 어떤 존재일까. 빛나는 존재일까. 아니면 그 반대일까' 하다 보면 말이다. 빛나는 존재가 있으면 분명 어두운 존재도 있다. 나를 어둠이라 치부하고 싶진 않지만 어둠일 때가 더 많은 것이다. 그러나 가끔은 가장 빛나는 존재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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