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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븐니 Nov 30. 2021

[블리의 연애가중개] 내가 만난 가장, 자상한 사람.

캥블리 언니가 살아가는 법 | 난 지금 좀비야-*

•만나기 전의 시간까지 챙겨주는 자상함


캥블리의 연애 이야기가 절정을 향해 가는 중, 캥블리가 만난 가장 자상한 남자가 있다. 그 남자는, 평소에 하는 말투가 조금 독특하다. 대화를 하다가도, "나 지금, 좀비야"라고 말하면서 자신이 늦게까지 일한 다는 것을 -좀비처럼 영혼 없이 일하는 자신의 모습을 표현을- 말하니 조금 어이없다가도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좀비처럼 영혼 없이 설렘 없이 있다가도, 이 남자의 말투 하나하나가 마음에 남아 추운 바람이 불면 그 카페에서의 만남이 생각나니 말이다.

#만날지 말지 고민하면서 기차역에서 톡

나: 나 지금 너 안 만나고 집으로 바로 갈 수 있는 역(Station)인데..?
좀비남: 만나자, 근데 나 좀 늦어.

#만나기로 한 카페에서 톡

나: 오늘 못 만나겠네, 그럼 나도 이제 집 갈래
좀비남: 이거 먹고 기다리고 있어.

(조각 케이크 교환권 카톡 선물)

•자상한데, 말을 많이 하지는 않아요.


그렇게, 기다리는 도중 자신이 늦은 게 미안했는지 케이크를 선물하며 만남을 더욱 설레게 만들었던 자상한 분의 이야기다. 그 뒤로는 벚꽃이 예쁘게 꾸며져 있는 선술집에서 약간 슬픈 이야기를 하면서 대화시간을 가졌다. 너무 자상하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표현이 없다는 느낌도 들었다. 뭔가를 감추는 건가..? 너무 갑자기 만났나..? 를 속으로 생각하면서 조금은 불안한 느낌이 들기도 하면서.


그렇다. 제일 자상한 남자는 이 전편에 출현한 제일 말이 없는 남자분의 주인공이다. 만날 때는 세상 누구보다 자상한 모습을 보이는데, 만나지 않는 순간에는 좀처럼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주변 친구들이나 날 아끼는 동생들은 이제 그만 좀 좋아하라고 많이 타일렀지만, 나는 끝까지 고집을 부리면서 짝사랑을 해왔다. 내가 좋아하는 년도에 태어나서 나이 차이도 내가 원하는 딱 내 이상형인 사람. 자상함은 기본, 배우 같은 느낌의 인상을 갖춘 그 남자.


• 우리의 타이밍은 왜 이렇게 어긋났을까


도대체 우리의 만남에는 왜 이렇게 잡음이 많을까. 그가 나를 먼저 본 건 봄날의 꽃놀이 구경 날이었다. 커피를 사주겠다며 먼저 친근하게 다가왔는데, 당시에는 그렇게 멋있는 사람인지 몰랐다. 왜냐하면 당시에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교환학생으로 공부를 하러 우리 학교로 오신 학생 분들께서 너무 모델같이 출중한 외모와 매너로 내 눈을 사로잡았다. 그러므로 그 당시에는 그 사람의 마음이 상대적으로 작게 느껴졌다. 그런데,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보니, 그때 보이지 않았던 멋진 부분이 보이기 시작했고 생각보다 진짜 보조개가 쏙 들어가는 미소가 너무 예쁜 사람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T_T


우리는, 그렇게 나름의 친해지는 시간을 많이 가졌고 그 사람은 어린 시절 내가 적극적으로 다가오길 원했던 것 같다. 하지만, 당시에 나는 첫 이별을 하고 다시는 어떤 사람 앞에서도 쉽게 마음 열지 않겠다는 마음이 강하였고, 어린 마음엔 눈이 지금보다도 더 높아서. 여러 가지로 그 사람이 그렇게 멋진 사람인 줄 아주 뒤늦게 알았다. 버스는 이미 출발한 걸까. 관심 줄 때 잘하지 못하고, 나를 떠나거나 관심이 없어진 순간 나는 그가 좋아졌으니 사랑의 요정들의 우리의 사랑을 질투하는 게 분명하다.


• 네가 혼자 오해하는 거 아니니?


그 사람은 학교 도서관에서는 우유를 챙겨줬다. 내가 워낙 집에도 가지 않고 24시간 내내 공부하는 사람이란 걸 알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24시간 내내 밤을 새우는 내 맞은편에서 함께 꼬박 밤을 지새우며 공부하는 시간을 같이 보내주었다. 그리고, 자신은 아침에 일정이 있었는지.. 아니면 정말 쉬지 않고 책을 읽는 나를 기다리다 지친 건지 아침에 일어나겠다고 말을 했다. 그렇게 친해진 사람이 그 당시에는 좋다기보다는 호감과 궁금함의 대상이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시간이 흐른 후 서로 일을 하며 만났을 때에 보니 뭔가 더 어른스러우면서도 귀여워 보였다. 하는 말들도 담백하고 말이다. 내가 따라다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사람이 섬세하게 처음에는 나를 먼저 따라다녔다. 서울에서 연락이 닿으면, 같이 내가 사는 동네로 함께 이동하자고 그랬던 우리의 달달하고 서윗한(Sweet) 역사를 보면.. 둘의 마음이 꽤나 진심이었고 깊었던 것으로 사료된다. 그러므로 이 차디찬 계절이 다가왔음에 우리의 그 케이크를 다시 생각해본다.


그 케이크 이름이 뭐였더라..

아~! 시카고 치즈 케이크 l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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