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겨울아. 나는 간편한 복장을 선호하는 송블맄이야. 너라는 계절이 오면 평소에 안입던, 나시를 입고 코트를 입고 패딩까지 입어. 아마 거의 5겹을 입고 너라는 추위를 피하곤 하는 것 같아. 오십문 오십답에서도 밝혔듯이 나는 약간의 노출(?)이 좋은데 겨울 너의 계절엔 그걸 할 수 없으니까 너무 답답하고 갑갑해. 너를 싫어하지 않기 위해 내가 난로도 준비하고 장갑도 준비하고, 심지어 외출도 삼가고 있잖니. 그러니까 겨울, 너도 적당히 추워주길 바라.
그래도 겨울, 너가 싫은 면만 있는 건 아니야. 너라는 계절이 있기에 봄이 기다려지거든. 너라는 계절이 있기에, 이 죄 많은 세상이 하얗게 눈 새싹으로 가득차니까 난 너의 그 뽀얀 피부가 좋고 부러워. 겨울아, 그래도 가끔 너의 매서운 추위에는 사시나무 떨리듯이 온 몸이 후덜덜 떨리는 것도 사실이야. 너무 지구에게 차갑게 대하지는 말아줬으면 좋겠어. 겨울아, 너만의 색깔로 우리 곁을 지금처럼 지켜주길 바란단다.
그럼, 겨울아 너의 계절에 왕성한 활동하고,
사계절의 맨 마지막을 잘 견뎌내길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