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려놓은 일이 너무 많아서...

글을 매일 쓰지 못하는 핑계

by 손나다


저번에 발행한 '며느리의 안부전화' 글이

폭발적인(?) 조회수와 반응을 받았다.



이 흐름을 타서 후속 편을 써야 하는데

지체되고 있다.

(댓글 달아주시고 공감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글을 쓰지 못하는 얄팍한 핑계를 대보자면

벌려놓은 일이 너무 많다.



일단 저번 주 이번 주

옷 만들기 강의가 월화수목토

예정돼 있다.



강의 준비하고

패턴 컨펌받느라 정신없이 바쁘다.



쉴 새 없이 몰아치는 강의 때문에

도저히 운동할 시간이 없어서

강의 있는 날엔 새벽 5시에 일어나는

간헐적 미라클 모닝으로

운동할 시간을 확보하고 있다.



1시간 홈트 하고 땀 흘리고 샤워하면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다.

만보 걷기는... 주중에 시간이 안 나서

주말에만 틈틈이 하고 있다.



사람이 온종일 입을 털면

나중엔 정신이 멍해지고

입에선 단내가 난다.



초보 수강자이신 분들께는

똑같은 얘기를 수십 번 반복해서

설명드리는데

설명하고 가르쳐 드리는걸

좋아하기에 망정이지,

똑같은 얘길 반복해서 하면 화가 나는 타입이었다면

아마 이 직업을 못 했을 듯싶다.



아마 남편에게 똑같은 얘길 잔소리함으로써

나름대로 단련됐나 보다.



그러고 보니, 학부시절 남성복 패턴 교수님이 떠오른다.

모르는 게 있으면 마음껏 물어보라길래

진짜 마음껏 물어봤더니 버럭 화내셨다.

점수도 짜게 주셔서 재수강했던 기억이 난다.



수강생들이 여러 번 물어도 눈치 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그러다 보니 집에 오면 녹초가 된다.

학원에서 내 모든 에너지를 털어 넣고 오는 느낌이다.



강의는 생업이니 어쩔 수 없다고 치자.



지금 병행하고 있는 일이

운동하고 운동 인증하기,

브런치에 글쓰기,

인스타 책 계정에 책 리뷰 올리기,

인스타 그림 계정에 그림 피드 올리기



크게 이 네 가지가 마치 카드 돌려막기처럼

주기적으로 돌아와서 항상 허덕인다.



대충 추린 게 이 정도고

엄두도 못 내고 무한정 미룬 일들은



그동안 결제해놓고 못 들은 수많은 종류의 강의들,

티스토리 승인 준비해야 하는데 시작도 못 하고,

일주일에 책 2~3권씩 읽었는데 독서도 요새 못 하고,

딸들 원피스 만들다 중단하고,

영어공부 쉐도잉 하다 중단....



파도 너무 팠다

한우물이 아니라 여러 우물을...



내가 홀몸이었다면

퇴근 후부터는 온전히 내 시간이었겠지만

딸 둘의 엄마이기에,


강의가 끝나자마자 딸 둘 픽업해서

학원 데려다주고 대기했다 다시 픽업하고

저녁 먹이고 목욕시키고

체력이 남아 있다면 동화책 5~6권 읽어주고

밤 9시~10시쯤 잠이 든다.



아이를 키우는 분들이라면

육아하느라 정신없이 하루가 돌아가고

일주일, 한 달, 일 년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기이한 체험을 겪으셨을 거라 생각한다.



연년생 딸 둘을 어느 정도 키우고 나니

6~7년이 훌쩍 지나고 어느새 30대 후반이 되어 있었다.

(나의 청춘이여!)



미혼이었다면 퇴근 후 내 시간을

온전히 자기 계발에 쏟아부을 수 있었을 텐데!

(지독한 자기계발러)



어느 작가들의 에피소드를 다룬 책에서

아이넷 엄마가 육아하는 와중에 여러 권의 책들을

출간했다는 구절을 읽은 적이 있다.



작가들도 일상에서는 기저귀를 갈고,

아이들 끼니를 챙기고, 학교를 데려다주고,

틈틈이 글을 쓴다.



그런 면에서

글을 쓸 여유가 없다는 나의 핑계는 부끄럽기 그지없지만,

(이렇게 핑계 글 쓸 시간에 쓰면 될 텐데!)

어쨌든 바쁜 건 사실이다.



바쁜 일이 끝나면

밀린 책도 마음껏 읽고

필사도 하고

글도 많이 쓰고

그림도 마구 그리고 싶다.

산책한지는 대체 언젠지!

음악 들으며 만보 걷기도 하고 싶다.


왜 이렇게 좋아하는 일들이 많아서

여러 일을 동시다발적으로 하느라 항상 허덕이는지!



하루라도 하고픈 취미생활 즐기며

혼자 있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가져본다.



육아하시는 모든 분들 힘내시길!




+

시어머니가 내일 제 생일이라고

제 계좌로 용돈을 쏘셨습니다.

시어머니에 대해 글을 쓰는 것에

살짝 찔렸지만...


제 글은 한 명만 까는 게 아니기에

(남편도 까고, 시어머니도 까고,

친정엄마도 까고, 때때로 자신도 셀프로 까고)

죄책감은 고이 접어 나빌레라....


용돈 감사합니다.

담부턴 이렇게 많이 보내지 마세요..

(보내지 말라곤 안 함)


친정아버지는 생일선물로

옷을 여러 벌 사주셨는데

그중 연베이지 가죽재킷이 퍽 마음에 듭니다.

(사준다 하면 거절 안 하고 덥석 받음)

(그동안 친정아버지께 살짝 삐쳐 있었는데

서운한 마음이 눈 녹듯 사라짐)


나이 먹는 건 아쉽지만

선물을 많이 받아서

마치 어린이날 같은(?)

행복한 생일입니다.


다들 즐거운 식목일 보내시길!

(공휴일이 아니라 아쉽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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